[중국 정치 세대교체] 원자바오 부총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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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차세대 '총리 0순위'로 떠오른 원자바오(溫家寶.60)부총리는 배고픔을 아는 인물이다. 그의 이름 끝자 바오(寶)는 '배부르다'는 뜻의 중국어 바오(飽)와 발음이 같다.'배불리 먹고 살라'는 부모의 염원이 담겨 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이제 '세계의 공장'으로 우뚝 선 중국의 경제 총책임자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차세대 권력구조에서 후진타오(胡錦濤)와 쩡칭훙(曾慶紅)이 정치를 담당한다면 경제는 溫부총리가 다이샹룽(戴相龍) 현 인민은행장과 분담할 것으로 보인다.

溫부총리를 말할 때 흔히 '3대(代)비서'란 표현이 사용된다. 간쑤(甘肅)성 오지에서 지질전문가로 일하다 44세에 일약 후야오방(胡耀邦)총서기의 비서실장 격인 중앙판공실 주임으로 발탁된 이래 자오쯔양(趙紫陽).장쩌민(江澤民) 등 잇따라 3인의 총서기 밑에서 일했다.

주룽지(朱鎔基)총리는 "경제를 믿고 맡길 사람은 溫과 戴밖에 없다"고 공공연히 말해 왔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溫의 주가는 이미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해박한 지식과 정연한 논리, 치밀한 업무장악력은 테크노크라트로서 溫의 3대 특장으로 꼽힌다. 톈진(天津) 출신인 溫은 65년 베이징지질학원 광산과를 졸업했다. 83년 국무원 지질광산부 부부장으로 중앙 정계에 진출, 주로 경제분야에서 일해 왔다.

홍콩=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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