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KIA, 김태균·김상현 없어도 걱정 없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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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한화 최진행, KIA 박기남(왼쪽부터)

김태균(지바 롯데·2008년 홈런왕)은 일본에 갔고, 김상현(KIA·2009년 홈런왕)은 부상으로 1군에 없다. 그런데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는 이들의 빈 자리가 느껴지지 않는다. ‘새 얼굴’ 최진행(25·한화)과 박기남(29·KIA)이 있어서다.

최진행은 김태균을 대신해서 올 시즌 한화 4번 자리를 꿰찼다. 24일 현재 12홈런으로 홈런 단독 선두에 올라 있다. 박기남은 김상현 대신 KIA의 3루를 지키고 있다. 20타점으로 KIA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박기남은 김상현과 마찬가지로 LG에서 KIA로 트레이드된 경력이 있다.

◆홈런왕 꿈꾸는 최진행=한화는 붙박이 4번 타자였던 김태균이 올해 지바 롯데로 이적한 후 “중심타선의 힘이 뚝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한대화 한화 감독은 ‘포스트 김태균’으로 외야수 최진행을 지목하고 믿음을 보내고 있다.

최진행은 지난 시즌까지 눈에 띄지 않았다. 2004년 덕수정보고(현 덕수고)를 졸업하고 한화에 입단해 79경기에서 홈런 9개를 기록했지만 타율이 2할6리에 그쳤고,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 때문에 평가절하됐다.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2008년 복귀한 후에도 그의 자리는 2군이었다.

그러나 올해 한화 지휘봉을 잡은 한대화 감독은 “최진행이 타고난 힘이 있어 4번 자리에 적합하다”며 중용하고 있다. 최진행은 시범경기에서 부진했고, SK와 개막 2연전에서 8타수 무안타·5삼진을 기록해 ‘삼진행’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얻었다. 그래도 한 감독은 “계속 4번을 맡기겠다”며 최진행을 격려했고, 직접 타격 훈련까지 거들었다. 최진행은 한 감독의 신뢰에 부응하고 있다. 12홈런으로 가르시아(롯데)를 제치고 홈런 단독 1위다. 현재 추세라면 장종훈 타격코치(1990~92년)와 김태균(2008년) 이후 역대 세 번째 한화 출신 홈런왕도 가능하다.

◆김상현 닮은꼴 박기남=KIA가 2009년 우승했을 때 김상현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시즌 도중 LG에서 이적한 김상현은 ‘이적생 신화’를 쓰며 당당히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반면 김상현과 함께 LG에서 KIA로 온 박기남은 김상현과 같은 3루수라서 철저한 조연에 그쳤다.

그러나 박기남은 김상현이 무릎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주전 3루수로 출장 중인 박기남은 하위타선으로 나서면서도 고감도 타율(3할2푼6리), 홈런 3개, 타점 20개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 5일 광주 한화전에서는 ‘괴물’ 류현진을 상대로 결승타와 쐐기타 등 3타수 2안타·3타점을 기록해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조범현 KIA 감독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데려가야겠다”고 할 정도로 흡족해하고 있다. 박기남은 “경기에 자주 나서면서 서서히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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