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뉴스] '박사 출신 사업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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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하늘, 그것은 선망.

누구에게나 훨훨 날고 싶은

각자의 하늘이 있습니다.

정치가에겐 권력이,

사업가에겐 이윤이,

수험생에겐 합격이,

각각 하늘이겠지요.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

주식투자로 불리고

2평짜리 떡볶이 가게 빌려

사업을 시작한

대학생 경영학도 A씨.

그에게 하늘은

높지 않았습니다.

대학 4학년 때

'창업 신화'가 돼

성공이라는 창공을

훨훨 날았습니다.

조금 더 높이

날 수 있다는 생각에

들여놓은 도박장.

6년간의 땀과 노력의 신화는

불과 2년 만에

오명으로 바뀌었습니다.

'도박꾼'.

28세에 박사가 된 B씨.

허름한 단칸 사무실에서

보낸 고통의 4개월은

'도전정신의 상징'이었죠.

4년 만에 주식은 100배 뛰고

인수한 기업도 세 개.

하지만 거침없이 퍼덕이던

날갯짓은 올가미가 됐습니다.

그에게 돌아온 오명,

'회사돈 횡령'.

이들은 높게만 높게만

날려는 자신감의 전사들,

태양의 뜨거움에

밀랍이 녹아내려 날개를 잃은

이카루스의 후예들,

이들의 한탄이 들립니다.

"내가 너무 높이 날아버렸어. "

우리에겐

우리만의 날개가 있습니다.

그걸 몰랐나 봅니다.

*박사 출신 사업가와 '대학생 창업'으로 유명했던 30대 사업가가 횡령과 사기 혐의 등으로 최근 구속 기소됐다. 무모한 사업 확장과 도박벽 탓인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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