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첫 여성 총학생회장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0면

서울대 사상 첫 여성 총학생회장이 탄생했다.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국문과 4학년인 정화(22.사진)씨다. 그는 본명이 '류정화'이지만 아버지 성을 따르는 호주제에 반대한다는 뜻에서 '정화'라는 예명을 쓴다.

지난해 인문대 학생회장을 지낸 정화씨는 지난달 말 민중민주계열(PD) 후보로 출마해 유권자 1만8000여명 중 9300여명이 투표한 선거에서 3309표(35%)를 얻어 당당히 당선됐다. 2위와의 표 차이는 969표.

정화씨는 "여성 총학생회장이 나온 것 자체가 여성의 지위 향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양성 평등을 위해 적극 활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그동안 여성 총학생회장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게 가장 힘들었지만 보고 배울 선례가 없다면 만들어가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화씨는 또 "3년 만에 다시 운동권 총학생회장이 나왔다고들 말하지만 이제 학생사회에서 운동권과 비운동권의 구분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함께 모여 뭔가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학우들이 왜 우리를 지지했는지, 기대하는 점이 뭔지를 더욱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부모님은 학교 다니는 데 지장이 있지 않을까 걱정하시지만 총학생회장으로서 열심히 활동해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미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