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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가는 길 안내판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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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창덕궁 내 비원을 일반에 공개한다고 해 얼마 전 주말에 다녀왔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내려 역내의 주변 안내도를 보고 창덕궁 쪽으로 나갔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바른 길로 가고 있는 것인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도중에 창덕궁을 가리키는 안내 표지판 하나 없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근처 버스 정류장에는 노선이 반대 방향으로 적혀 있어 자칫하면 왔던 길로 되돌아갈 뻔했다. 정류장 옆 가게 주인에게 길을 물어 겨우 찾아가기는 했지만, 만약 내가 외국인이었다면 길을 잃었을 것이다. 창덕궁은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다.

특히 비원은 원형이 잘 유지된 편이라 서양의 정원과는 대비되는 우리 전통의 정원 양식을 잘 보여준다. 이런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관계당국에서 안내원을 두고 관람시간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한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관광객을 위한 안내표지판을 제대로 배치했어야 하지 않을까. 이는 비단 비원에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다. 관광객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

권용운.서울 마포구 신수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