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기업하려면 한 분야를 공략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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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주한 외국 기업인들이 '한국에서의 기업경영, 그 성공으로 가는 열쇠'라는 책을 발간했다. 외국인 경영자의 시각에서 한국 진출에 성공하기 위한 비결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주한 호주뉴질랜드상공회의소(ANZCCK)가 펴낸 이 책은 한글과 영문으로 발간됐으며, 국립 호주은행 등 한국에서 성공한 17개 호주.뉴질랜드 기업체의 성공 비결을 담았다.

이 책에 소개된 회사 관계자들은 "다각화보다는 전문화가 성공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양한 소비계층을 공략하기보다 치밀한 시장조사로 한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한국 시장에서 더 잘 통한다는 말이다.

호주 금융회사인 맥쿼리코리아 송태윤 대표는 "다른 투자은행과 차별화되는 투자전략을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면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보다 한 우물을 파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하되,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지 말라"면서 "한국 금융기관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리스크를 줄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뉴질랜드 키위 업체 제스프리인터내셔널 김희정 지사장은 "과일업체로는 드물게 브랜드 마케팅을 폈다"며 "대대적인 소비자 조사를 통해 유통형태별로 다른 홍보기법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골드키위를 처음 내놓았을 때 기존의 그린키위와 충돌을 빚었던 것을 예로 들었다. 김 사장은 "골드키위는 어린이용으로, 그린키위는 35세 이상 여성을 타깃으로 세분화한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뉴질랜드의 요리용 오일 제조사인 올리바도 박정만 사장은 "영국의 스타 요리사인 제이미 올리버를 내세운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높인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아보카도 오일이 한국에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음식 전문 채널 등 케이블 TV를 통해 제품 홍보에 집중했다는 것. 박 사장은 "협력관계를 맺은 국내 유통업체들로부터 한국 시장에 대한 노하우를 배운 것도 크게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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