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거물들의 귀향'… 국회의원 출신들 대거 U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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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장.차관 출신 고위 공직자,다선 국회의원 등 거물급 인사들이 고향에 선거캠프를 차리는 등 지방선거전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

이에 대해 '그들의 경륜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란 반응과 '중앙무대 퇴물이 고향에 내려왔을 뿐'이라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행정자치부차관을 지낸 김흥래(金興來.60)씨는 지난달 28일 목포 해양대에서 초청 강연을 마친 뒤 지역 유지들에게 "목포 발전을 위해 30여년 간의 공직 경험을 활용하고 싶다"며 시장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18일께 아예 목포로 이사할 계획이다. 金전차관은 1990년 목포시장을 역임했었다.

지난 4월 건교부차관직을 물러난 강길부(姜吉夫.59)씨는 이번 주 초 울산시 신정동 공업탑로터리에 연락사무실을 여는 등 그동안 공들여온 울산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12일 현재 거물급 인사들이 광주에 개설한 선거 사무실도 4개나 된다.

4선인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지난달 20일 서울에서 7년간 운영해온 민족농어업연구소를 광주로 옮기고 농민단체 등을 훑고 있다.

국회의원과 산자부장관을 역임한 박태영씨는 10월 말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낙향, 각계 각층 인사 4백여명이 참여하는 '21 전남포럼'을 운영하면서 전남지사를 노리고 있다.

농림수산부.행자부장관을 지낸 최인기 대불대 총장과 정호선 전 의원도 각각 개인 사무실을 운영하며 광주시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

시장.도백 등을 노리는 중진 의원들도 적지 않다. 과기부장관을 지낸 이상희 의원을 비롯해 정의화 의원(부산), 정세균 의원(전북), 주진우.권오을.김광원 의원(경북), 이강두 의원(경남) 등이 그들이다.

현직 고위 공무원들도 고향 단체장으로 출마하기 위해 수면 하에서 열심이다. 오제세 인천시 부시장은 청주시장을, 진철훈 서울시도시계획국장은 제주지사를, 유성엽 전북도 경제통상국장은 정읍시장을 목표로 뛰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자부 한 관계자는 "선거일 두달 전인 내년 3월께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국회의원.고위 공직자들이 줄줄이 사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지방선거가 고향 복귀 무드를 타고 있는 것과 관련, 김양래(金良來.45)광주시민연대 상임대표는 "평생 고향을 등지고 살아오다 나이들어 지방에 얼굴을 내미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남대 오재일(吳在一.49)교수는 "중량급 인사의 경륜이 고향 발전에 기여할 여지가 많은 만큼 시대의 요구에 적합하고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물이면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전국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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