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체면 살려준 '여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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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 소렌스탐(右)이 9번 홀 버디 후 우즈(左)와 포옹하고 있다. [라퀸타 AP=연합]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똑같이 빈손으로 걸어나왔다.

우즈와 소렌스탐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트릴로지 골프장에서 벌어진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메릴린치 스킨스게임에서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쳤다. 프레드 커플스(미국).애덤 스콧(호주)과 함께였다.

그러나 첫날(9홀) 경기에서 우즈와 소렌스탐은 단 하나의 스킨도 따내지 못했다. 스킨스 대회에서만 287만여달러를 번 '스킨스의 제왕' 커플스도 역시 빈 주머니로 경기를 끝냈다. 그레그 노먼이 후원하는 24세 신예 스콧만이 2개의 스킨(5만달러)을 차지했다. 3번홀부터 9번홀까지는 비겼고, 거기에 걸린 25만달러는 29일 후반 9홀 경기로 넘어갔다.

우즈의 옛 스승 부치 하먼이 "우즈보다 더 우즈다운 스윙을 한다"며 칭찬하는 스콧은 2번홀에서 10m가 넘는 버디퍼트를 성공시켜 1번홀에서 넘어온 스킨을 합쳐 2개의 스킨을 먼저 챙겼다.

우즈는 스킨스게임에서는 원래 별 재미를 못 봤다. 지난 14일 제주에서 열린 MBC 라온건설 인비테이셔널에서 4명 중 공동 2위에 그치는 등 스킨스게임에서는 성적이 신통치 않다. 이번 대회에서도 1, 2, 4번홀에서 버디퍼트가 홀을 돌아 나왔고, 6번홀과 7번홀에서 버디를 뽑아냈지만 각각 스콧과 커플스와 비겨 소득이 없었다.

9번홀에서 우즈는 1.8m 버디퍼트를 놓쳐 이 홀에 걸린 25만달러를 스콧에게 빼앗길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그러나 8개 홀 동안 하나의 버디도 기록하지 못하던 소렌스탐이 1.2m 버디퍼트를 성공시켜 스콧의 독식을 막았다. 동지가 된 황제와 여제는 감격의 포옹을 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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