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국내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지난 27일부터 개장됐지만 예년처럼 요란하지가 않다.
'상품'은 이제 단 하나 남았다.'최대어' 양준혁(LG)뿐이다. 그러나 30억원이 넘는 비싼 몸값 때문에 언감생심 말을 못 붙이고 있다.
궁하면 새로운 방법을 찾는 법이다. 침체된 FA시장을 다시 복원시키기 위해 머리를 짜낸 묘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 사이닝 보너스 상한제=고액의 사이닝 보너스는 구단엔 큰 부담이다. 그러자 프로야구선수협의회가 해법을 내놓았다. 자율 규제 형식으로 2년간만 사이닝 보너스 상한선을 두자는 것이다.
나진균 사무국장은 27일 "대략 10억원의 상한선을 두면 구단들도 좀더 FA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또 선수들의 구단 이적에 걸림돌인 '보상조건'도 대폭 낮춰줄 것을 요구했다. 현재 프로야구 규약상 자유계약선수를 획득하는 팀은 전 소속구단에 그해 연봉의 3백%에다 선수 1명, 또는 연봉의 4백50%를 지급해야 한다.
양준혁의 경우 2억7천만원의 연봉을 감안하면 8억1천만원에다 선수 한명을 보태주거나 12억1천5백만원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조건을 대폭 조정하자는 것이다. 한마디로 "가격을 최대한 낮춰 소비 욕구를 불러일으키자"는 얘기다.
◇ 옵션제=지난 2년간 없었던 옵션제가 정착 단계로 접어들었다. 김원형(SK)은 3억원, 전준호(현대)는 2억원의 옵션계약을 했다.
언뜻 보면 돈을 더 벌게 되니 선수들에게 유리할 듯하나 구단으로선 일종의 '보험금'이다.
FA선수들에게 최소한의 책임을 묻는 것이다. 지난 2년간 FA자격을 얻었던 선수 가운데 송진우(한화)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투자 메리트를 안겨준 선수가 없었던 탓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양준혁은 '마이너스 옵션제'를 제안하고 있다. 양선수는 "3할 이상을 치지 못하거나 타점 몇개 이상을 기록하지 못할 경우 받은 연봉의 일정 부분을 구단에 되돌려주겠다"며 적극적인 세일에 나서고 있다.
최민우.이철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