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 우리 아이들, 법 잘 지키고 있나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리틀 변호사가 꼭 알아야 할 법 이야기
노지영 글, 이전경 외 그림, 교학사, 176쪽, 8500원

우리 아이들과 법과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최근에 나온 크레파스를 한번 유심히 살펴보자. 아마 예전의 ‘살색’크레파스가 ‘연주황’이라는 새 이름을 달고 있을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002년 특정 인종의 피부색과 비슷한 색을 ‘살색’이라고 하는 것이 인종간 차별행위를 조장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관련 기관에 바로잡을 것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초등생들이 같은 기관에 ‘연주황’이 너무 어려운 말이라며 ‘살구색’이라고 바꿔달라고 진정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어린이들이 즐기는 인라인 스케이트는 도로교통법과 연관이 있다. 13세 이하 어린이가 도로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탈 때 안전모를 쓰지 않으면 위법이다. 인터넷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남의 ID를 함부로 쓰거나 게임 아이템을 훔치는 일, 게임 CD를 마구 복사하는 일 등 흔히 저지르기 쉬운 일이 모두 위법이다.

책은 아이들이 일상 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법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놨다. ‘악법도 법’이라며 흔히 준법정신을 강조하기 위해 쓰였던 소크라테스의 일화를 ‘잘못된 법에 죽음으로 맞선 용기’로 바꿔 해석하는 등 법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은 것도 눈에 띈다. 다만 제목을 ‘리틀 변호사…’로 붙인 것은 어색하다. 책 내용 대로 법조인이 아니더라도 법에 대한 지식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까지 보호하지 않으니 말이다.

조민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