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부시의 미국’ 어디로 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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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인가 생존인가
노암 촘스키 지음, 황의방 외 옮김, 까치, 360쪽, 1만5000원

‘미국은 지금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이 책의 부제처럼 지금 세계의 눈은 부시 재선 이후 미국의 선택으로 쏠리고 있다. 이라크 전쟁의 향방,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6자회담의 재개 여부, 유가 안정 등이 미국이 선택하는 전략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언어학자이면서도 반전사상가로 더 잘 알려진 저자는 이 책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패권정책과 그 전략을 집중 분석한다. 미국이 세계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 내놓은 레토릭을 사례 중심으로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비판한다. 악의 축, 정의의 전쟁, 고결한 이상, 인도주의 등 화려하고 도덕적인 레토릭 속에 숨어있는 제국주의의 전략이 폭로된다.

저자는 미국의 세계 패권주의가 그 정점에 도달한 시점에 발생한 사건이 바로 9·11테러와 이라크 전쟁이라고 보고 있다. 패권주의와 그것에 대한 대응의 상호작용 속에서 9·11테러와 이라크 전쟁이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럼에도 기본적으로 저자의 시각은 낙관적이다. 미국이 세계 질서를 좌우하려는 한편으로 그것을 경계하는 세계 여론이 작용하기 때문에 미국의 패권주의는 곧 견제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김창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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