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배아 복제했다… 체세포 이용 첫 성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사람의 체세포를 이용한 인간 배아(胚芽)복제가 사상 최초로 성공했다.

미국의 생명공학회사인 ACT사는 "지난 10월 사람의 체세포로부터 떼어낸 핵을, 핵이 제거된 사람의 난자에 이식해 배아 복제를 했다"며 "복제된 배아가 6개의 세포로 분열할 때까지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의학잡지 '재생 의학'에 발표했다.

정자와 난자 등 생식세포를 수정하지 않고 인간 배아 복제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측은 "이 배아로 각종 인체 장기(臟器)를 만들 수 있는 줄기세포를 생산하면 난치병 치료의 길을 획기적으로 열 수 있다"고 밝혔다. 체세포 채취 방식의 배아 복제는 환자에게 장기를 이식할 때 거부반응 등 부작용이 없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배아를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킬 경우 특정인과 유전적으로 동일한 복제인간을 탄생시킬 수 있어 강한 법적.윤리적 반론이 나오고 있다.

난치병 치료를 위해 배아를 파괴시키는 행위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교황청 등 종교계는 26일 "배아도 엄연한 생명체인 만큼 목적을 위해 수단이 정당화될 수 없다"며 배아 복제 실험의 중단을 촉구했다.

미국 백악관도 이날 "어떤 형태의 배아 복제 실험도 반대한다"며 미 상원이 배아 복제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해 줄 것을 촉구했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의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