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금리인하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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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중국도 금리를 인하할까.

고성장을 유지해온 중국이 최근 예상외로 빠르게 진행되는 경기둔화로 인해 2년 만에 금리를 인하할 전망이라고 25일(현지시간)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불룸버그는 이날 중국 정부의 싱크 탱크인 국립경제자문위원회의 쉬훙위안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말을 인용, 중국 인민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이르면 다음달 대출금리를 0.5%포인트, 예금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는 각각 5.35%, 2%가 된다.

중국은 올 들어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한국.대만 등이 줄줄이 금리를 인하한 것과 대조적으로 지난 2년간 한번도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다.

쉬훙위안 이코노미스트는 "이달에 1% 이상의 물가 하락을 기록한다면 중국 인민은행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11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12월 중순께 발표되는데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중국이 이처럼 금리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최근 들어 예상밖의 경기둔화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 부동산 시장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개인 소비도 예전과 같은 증가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올들어 수출증가율은 지난해의 28%보다 크게 낮은 4% 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8.1%였던 성장률이 올해는 7%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베이징대학 쑹궈칭 교수는 "금리 인하는 중국인 고유의 저축에 대한 강박관념을 떨쳐내 소비 촉진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국영기업들의 투자 증진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금리인하를 촉구했다.

하지만 중국 인민은행의 공식적인 태도는 일단 유보적인 입장이다. 인민은행의 대변인은 최근 "금리인하가 조만간 있을 것이라는 보도는 근거가 없는 것"이라면서도 추가적인 언급은 피했다. 아울러 아직 계획경제의 틀을 벗지 못하고 있는 중국에서 금리인하가 과연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의문을 표시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위안강밍 연구원은 "막대한 부채를 가진 중국 기업이 금리가 인하돼도 갑자기 투자를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내 총 대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4대 국영은행들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금리인하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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