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민주당 모두 ‘무소속 주의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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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기도 광주의 한 중학교를 찾은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왼쪽)와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을 찾은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주민들에게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연합뉴스]

6.2지방선거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무소속 후보 주의보’가 내려졌다.

일단 숫자부터가 만만치 않다. 중앙선관위 최종 집계 결과 6·2 지방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기초단체장 후보는 35.6%(전체 780명 중 278명)에 달했다. 2006년 선거의 32.8%보다 늘었다. 하지만 양당 지도부가 걱정하는 건 양적 측면보다 무소속 후보들의 질이다. 과거 지방선거와 비교할 때 실력 있는 후보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던 한나라당은 현역 물갈이 과정에서 공천에서 탈락한 현직 시장·군수·구청장들이 무소속 후보로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경선 ‘룰’에 불복한 현역 단체장들이 무소속으로 말을 갈아탔다.

특히 한나라당은 수도권과 영남에서 긴장하고 있다. 서울만 해도 맹정주(강남)·정송학(광진)·한인수(금천)·최선길(도봉)·김형수(영등포) 후보 등 현역 구청장들이 공천에서 탈락하자 무소속 연대를 결성하며 출마했다. 경기도에선 김문원 의정부시장과 임충빈 양주시장이 무소속 연대를 선언했고, 이대엽(성남)·이효선(광명)·박주원(안산)·서정석(용인)·오세창(동두천)·이진용(가평) 후보 등 무소속 꼬리표를 단 현역 시장·군수들이 즐비하다. 2008년 4월 총선 당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친박 무소속 돌풍을 일으켰던 부산에선 구청장들 중 이성식(북)·조정화(사하)·이위준(연제)·고봉복(금정)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왔다. 연제구는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구청장과 시의원·구의원들이 현역 무소속 연대까지 꾸렸다.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는 노관규 순천시장, 황주홍 강진군수 등 전·현직 단체장 7명이 무소속 연대를 선언했다. 전북 전주와 정읍에서는 민주당 정동영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분류되던 인사들이 민주당 경선 방식의 문제를 제기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선 무소속 후보가 3명이나 출마한 제주가 태풍의 눈이다. 동생의 금품 살포 시도로 한나라당 후보 자격이 박탈된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성희롱 전력 논란으로 민주당에서 탈당한 우근민 전 제주지사,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이 무소속이다. 정당 소속 후보는 민주당 고희범 후보뿐이다.

경남지사에 출마한 무소속 김두관 후보도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에 맞서 선전하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 광역·기초단체장 당선자 246명 중 무소속은 30명 안팎이었다. 특히 전남북, 경남북 등 여야의 강세 지역에서 무소속 후보가 많이 당선됐다. 29명의 무소속 광역·기초단체장이 당선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전남(7), 전북(5), 경북(4), 경남(4) 순으로 당선자가 많았다.

백일현·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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