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시민운동, 비판에 귀기울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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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시민운동은 사회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하승창(河勝彰.40)사무처장은 이달 초 『하승창의 NGO 이야기』를 펴냈다. 그는 이 책에서 "시민운동이 정치권력화한다는 사회적 비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쇠락한 민중 운동과 같은 처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河처장은 경실련 조직국장.정책실장 등을 거쳐 1999년 함께하는 시민행동을 설립, 인터넷 시민운동의 기틀을 닦아온 한국 시민운동의 차세대 주자.

그는 경실련과 참여연대 활동으로 인한 시민운동의 확산, 경실련 사태에 대한 자신의 견해, 총선시민연대에 대한 평가 등 시민운동 10여년의 역사를 이 책에 정리했다.

河처장은 99년의 경실련 사태에 대해 "시민운동의 문제점을 사회적으로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의 총선시민연대 활동은 시민운동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고 전국적 연대망을 구축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반대 운동에 그치고 지역감정을 넘지 못한 게 한계였지요."

특히 그는 '시민없는 시민운동'이라는 비판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이러한 비판이 틀렸다고 즉자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그 비판에 함축된 뜻을 깊이 새기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시민단체들이 사회적 영향력에 기대어 오만과 독선으로 주장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활동에 대한 내부적 반성과 성찰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해 책을 냈습니다.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참여도를 높이는 게 목표입니다."

河처장은 함께하는 시민행동을 설립한 뒤 '밑빠진 독상'을 제정, 예산을 낭비하는 정부 기관과 지자체를 매달 적발해왔다. 또 '온라인 시민운동'을 표방하며 인터넷 시민학교를 개설하고 인터넷 개인정보 보호 운동을 펼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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