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지금] 분당 댄스스포츠 지도자연합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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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오늘은 함께 살사댄스 스텝을 연구해 봅시다.”

지난 20일 오후 분당신도시 정자동의 한 댄스스포츠 교습소.20여명의 여성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춤을 추고 있다.

이들은 성남시 댄스스포츠 지도자연합회 소속 회원들.분당 ·성남 일대에서 교습소를 운영하거나 문화센터 ·사회복지관 등에서 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지만 이렇게 모일 때만큼은 춤을 처음 배우는 학생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간다.

회원들은 매주 화요일이면 모임을 갖는다.자신들이 개발한 춤동작을 서로에게 보여주거나 일반인들이 쉽게 배울 수 있는 스텝을 연구하기 위해서다.건전한 춤문화 보급을 위해 지역축제 등에서 펼칠 공연을 기획하고 연습하는 것도 중요한 일과다.

이들이 모임을 결성하는데 산파(産婆)역할을 한 것은 회장을 맡고 있는 강수분(43 ·여)씨.1983년부터 에어로빅 강사로 일하던 姜씨는 96년 춤의 매력에 빠져 1년여의 혹독한 훈련 끝에 댄스스포츠 지도자로 변신했다.

처음 2년간은 남편에게도 춤을 춘다는 사실을 숨겼던 姜씨는 “이래선 안되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분당 일대의 댄스스포츠 강사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평소 춤이라면 일단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회의 시선을 바꾸고 싶어하던 지역의 강사들이 뜻을 모은 것은 97년 10월.

퇴폐적인 분위기의 무도장을 배제하고 건전한 교습소나 문화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만 회원 가입을 받다보니 우연찮게 여성으로만 구성됐다.

강사가 여성이다보니 이들에게 배우는 ‘제자’들도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들.분당 일대의 문화센터와 청소년수련관에서 룸바 ·차차차 등 라틴댄스를 가르치는 김미라(33·여)씨의 학생은 대부분 40∼60대 주부와 초등학생들이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최근에는 서울 등 외지의 강사들도 이 단체를 찾곤 한다.지난 8월부터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김혜숙(46 ·여 ·서울시 송파구 삼전동)씨는 “정보를 교류하고 새로운 춤동작도 배울 수 있어 좋다”며 흡족해 했다.

이들은 요즘 다음달 3일 분당의 한 백화점에서 열릴 예정인 ‘불우이웃돕기 자선 춤공연’ 연습에 열중해 있다.매년 해 온 일이지만 올해는 결성 5주년을 맞아 모든 회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로 치를 예정이기 때문.

입장권 수익금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전액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이웃 돕기에 쓸 계획이다.

1시간여의 춤연습을 마친 회원들은 “댄스스포츠는 춤을 통해 건강을 지키는 운동”이라며 “이같은 뜻을 함께하는 사람이라면 남녀를 가리지 않고 환영”이라고 입을 모았다.

031-719-4736.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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