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 가족과 함께] 12월의 공연 나들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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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4면

12월, 겨울 하면 당장 떠오르는 것.'망.년.회'란 세 글자다. 뭐 그리 잊을 게 많은 지, 잊을 것도 없는데 괜히 뭔가를 잊어야 할 것 같아 너도나도 안달이다.

우리는 아직 더 많은 생각을 채워야 할 때인데도 자꾸 잊으려만 하면 남는 게 뭘까. 좋다. 잊을 것은 잊되, 그 과정만이라도 좀 진지하면 어떨까. 이제 마구잡이 술에 모든 잡사(雜事)를 희석시키는 '망각의 향연'은 없어야겠다. 자, 여러분의 색다른 겨울. 근사한 망년의 노하우를 이 겨울 문화 캘린더가 책임진다.

*** 애니메이션

연말 극장가에 애니메이션으로는 디즈니사와 픽사 스튜디오가 공동제작한 '몬스터 주식회사'가 유일하다.12월 21일 개봉한다.'몬스터 주식회사'는 지난 2일 미국에서 개봉 첫주 만에 6천3백여만달러(약 8백8억원)의 수익을 올려 최근 애니메이션의 잇따른 흥행 부진으로 우울했던 디즈니사에 웃음을 되찾아준 3D 애니메이션이다.

무대는 괴물들이 모여사는 도시인 몬스트로폴리스. 제임스 설리번과 마이크 워조스키는 사람들을 겁준 뒤 비명 소리를 채집하는 몬스터 주식회사의 직장 동료다.

다만 괴물들에게 한가지 금기가 있으니 절대로 아이들을 직접 만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연히 몬스트로폴리스에 오게 된 소녀 부가 설리번과 워조스키를 만나면서 정신없는 모험이 시작된다.

*** 영화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국내에서도 흥행 돌풍을 일으킬까. 지난 16일 미국과 캐나다에서 개봉 첫날 역대 최고 기록인 3천1백3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던 영화 '해리포터…'가 12월 14일 국내에도 선보인다.

수입.배급사인 한국 워너브러더스사는 이미 지난 17일부터 전국 1백50여 극장에서 예매에 들어갔다.

영화 '해리포터…'는 전세계 1억부,국내 4백만부 이상 팔린 팬터지 소설 '해리포터'(조앤 K 롤링 지음)시리즈의 첫번째 얘기를 스크린에 옮긴 것. 작가의 요청에 따라 원작의 내용을 거의 훼손없이 영화화했다. 움직이는 계단과 입구, 빗자루를 타고 벌이는 퀴디치 경기, 변신술, 요술 지팡이 등 각종 환상과 모험이 2시간33분 동안 펼쳐진다.

*** 뮤지컬

한 작품을 가지고 세 사람이 연출하는 '삼인삼색' 무대인 뮤지컬 '붐!붐! 틱,틱…붐'은 지난해 국내 초연해 인기를 끈 '렌트'의 작곡가 조너선 라슨의 유작이다.

12월 1일 개막 날짜는 모두 같지만, 연출자와 공연장.끝나는 날짜.출연 배우 등은 모두 제각각이다.9일까지 강남 한전 아츠풀센터에서 공연하는 심재찬팀에는 남경주.최정원.이계창이 출연한다. 공연시간은 오후 4시.7시30분(월.수 오후 4시 쉼). 주원성.전수경.성기윤이 출연하는 한진섭팀은 16일까지 연강홀에서 공연한다. 수.목 오후 7시30분, 화.금.토.일 오후 4시.7시30분(월 쉼).

이건명.김선경.이동근 등이 출연하는 김철리팀은 신촌 산울림소극장에서 30일까지 공연한다. 평일 오후 7시30분, 토.일.공휴일 오후 4시.7시30분(월 쉼). 02-577-1987.

*** 클래식

해마다 12월이 되면 단골 레퍼토리로 무대에 오르는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는 예수의 탄생과 죽음.부활을 다룬 종교음악이지만 예배용 음악은 아니다. 고아원 증축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공연에서 초연된 까닭인지 어려운 환경 속에 살아가는 이웃들이 생각나는 겨울철에 제격이다.

국립합창단(음악감독 염진섭)이 7~8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헨델의'메시아'전곡을 연주한다. 소프라노 신지화(이화여대 교수).메조소프라노 장현주(경원대 교수).테너 김영석(충남대 교수).베이스 김요한(명지대 교수)등이 독창자로 나서고 코리안심포니가 반주를 맡는다.

5천원~2만원. 02-587-8111. 서울모테트합창단(지휘 박치용)도 12월 11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정기공연에서 '메시아'중 합창곡 하이라이트를 들려준다.

*** 발레

러시아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너무도 유명한 '호두까기 인형'은 성탄절을 배경으로 춤과 이야기가 지루하지 않게 잘 배합돼 '가족용 발레'하면 늘 첫 손가락에 꼽힌다.

특히 2막에 흐르는 '중국춤''꽃의 왈츠'등 귀에 익은 음악을 듣는 것도 큰 즐거움의 하나다. 1977년 이 작품을 초연했던 국립발레단은 12월 18~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한다.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탁월한 안무가인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백조의 호수''스파르타쿠스'에 이어 다시 한번 역동적이고 탄탄한 무대를 선보인다. 14회 공연이다. 02-587-6182.

유니버설 발레단(UBC)도 12월 21~2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12회 공연한다. 15년째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는,UBC의 장수 레퍼토리 중 하나다. 02-2204-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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