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휴대전화 커닝] 동일인 대리 응시 왜 몰랐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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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그동안 인터넷이나 수험생들 사이에 "돈만 내면 수능 고득점을 보장한다" "대리시험을 봐 준다" 등의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4일 긴급체포된 김씨가 삼수생 주씨를 대신해 3년 연속 수능시험을 치른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2002년에는 광주 J여고, 2003년에는 K중에서 내리 2년 동안 얼굴이 전혀 다른 사람의 수능시험을 봤지만 아무런 의심도 받지 않았다. 이에 따라 김씨의 대리시험을 적발하지 못한 해당 고사장 담당자와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들에 대한 책임 추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능시험의 현장 관리가 그만큼 허술하다는 것이다. 현재 수능 시험장 교실에는 한줄에 8명씩, 4줄에 모두 32명의 수험생이 들어간다. 교사는 앞뒤로 한명씩 두명이 감독으로 들어간다. 교사들은 수험표의 사진이 실물과 같은지 확인하지만 이를 적발하기는 정말 어렵다고 말한다.

학생들이 이미지 사진이나 스냅사진을 사용한 경우가 적잖아 명확히 구분하기가 쉽지 않고, 조금 의심스러워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 물을 경우 "인생을 좌우하는 큰 시험을 보는 데 심적 부담을 줘 망쳤다"는 민원을 제기할까봐 몸을 사린다는 것이다.

감독 교사들은 사진 확인을 요식행위로 여기며 옆 수험생 답안지를 훔쳐보는 등 부정행위를 목격해도 가볍게 주의를 주거나 옆자리에 서 있음으로써 부정행위를 못하도록 막는 소극적인 단속에 그치고 있다.

광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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