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대표코치 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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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 허정무 코치가 사임 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보좌해온 허정무 수석코치가 부임 5개월 만에 사임했다.

최근 축구협회 고위층에게 사의를 표명했던 허 코치는 2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사임을 공식화했다. 축구협회도 이날 사표를 수리했다.

사임 이유에 대해 허 코치는 "처음부터 고사했지만 '어려운 상황이니 맡아달라'는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며 "내 역할은 한국축구의 실정을 잘 모르는 감독의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데 있었고, 2차 예선을 통과했기 때문에 내 역할은 끝났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기술부위원장을 맡은 허 코치는 자신이 선임한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수석코치를 맡아 한국의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에 힘을 보탰다.

일각에서 사임 이유로 본프레레 감독과의 불화를 거론하는 데 대해 허 코치는"불화설이 나오는 것은 전적으로 코치 잘못이며, 본프레레 감독과 불화는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전술적으로 코치와 감독 간에 이견이 있을 수 있으며, 이를 말하지 않는 것은 코치의 직무유기"라며 "전술에 대한 이견을 불화라고 말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허 코치의 이번 사임이 프로감독으로 가기 위한 중간단계라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K-리그 정규시즌이 끝난 뒤 일부 구단에서 사령탑 교체설이 흘러나오고 있고, 허 코치는 몇몇 구단의 강력한 감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허 코치는 "아직 (감독) 제의가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K-리그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로 프로팀을 맡을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축구협회는 취업비자 갱신을 위해 중국에 머무르고 있는 본프레레 감독이 "섭섭하다. 허 코치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알려왔다고 전했다. 기술위원회는 30일 입국하는 본프레레 감독과 논의해 새 코치를 선임할 계획이다. 이 기술위원장은 "감독이 원할 경우 외국인 코치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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