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얼음골 케이블카 사업 '왜곡'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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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남 밀양 얼음골 일대 케이블카 설치사업에 대한 환경성 검토 결과가 업체의 의도에 맞도록 왜곡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15일 밀양시에 따르면 사업 타당성과 환경성 검토용역을 맡은 밀양상공회의소가 최근 사업추진 8년만에 투자액을 회수할 수 있고 환경적으로도 별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제출했다.밀양시는 내년 케이블카 사업 본격추진을 앞두고 예산부족을 이유로 용역을 밀양상공회의소에 넘겼었다.

그러나 환경성 검토 분야 가운데 생태항목을 맡았던 밀양대 C교수는 "케이블카 설치보다 친환경적인 대안관광 프로그램을 도입하자는 결론이 내놓자 용역을 의뢰한 상공회의소 유력 회원사인 H사 관계자가 수정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C교수는 또 "수정을 거부하자 용역 책임자인 밀양대 산업과학기술연구소 K교수와 업체측이 일방적으로 서울의 모 연구소로 생태항목 연구진을 교체한 뒤 '케이블카 설치사업이 환경적으로 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용역을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H사 관계자는 "용역의뢰 목적은 케이블카가 설치되는 지점에 한정해 환경성을 검토해야 하는데 C교수가 산 전체에 대한 영향을 언급해 부적절한 것으로 받아들였다"며 "수정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용역수행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밀양참여시민연대 이철헌 사무국장은 "환경성 검토 용역이 허가를 받기 위한 형식적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시민단체의 참여하에 시간을 두고 면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환경단체들이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민자 85억원을 유치해 얼음골에 케이블카를 설치키로 방침을 정해 놓고 이번 용역결과를 토대로 공청회를 곧 개최할 계획이다.

밀양=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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