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게이트' 특검 타결 확률 높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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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한광옥(韓光玉.사진)대표가 13일 기자회견에서 '개혁과 화합의 원칙'을 강조했다. 여야 관계의 변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韓대표는 "여당의 책임을 겸허히 반성하고 있다"면서 "야당 총재들과 만나 국정의 중요 현안에 관해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모든 문제를 대통령에게 의존했던 여당의 관행과 체질에서 탈피하려는 사상 초유의 시도를 민주당이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韓대표는 이를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 여.야.정 정책협의 확대 및 활성화를 제시했다. 여.야.정 정책협의는 그동안 경제부문에서 두 차례 이뤄졌다. 이를 국정 전반으로 넓히자는 것이다. 국정운영의 책임과 권한을 야당과 나누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할 특검제 협상에서도 민주당이 야당안을 부분적으로 수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韓대표는 "그동안 제기됐던 비리 의혹을 철저히 파헤쳐 한 점의 의문도 남기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의혹과 설을 확실히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면 야당과 협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韓대표는 이와 함께 "민주당은 자민련의 교섭단체 구성을 돕는다는 게 당론"이라고 밝혔다. 당 관계자는 "한나라당과 자민련 사이를 이간하자는 게 아니라 민주당과 자민련의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이런 태도변화는 김대중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라는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대통령이라는 '바람막이'가 사라진 소수 집권당이 자력으로 생존하려면 거대 야당과의 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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