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대들보 존스 부상 이지스 "어떡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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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마른 하늘에 날벼락. 프로농구 KCC 이지스 신선우 감독은 속을 태우다 못해 재도 남지 않을 정도다. 징계를 받아 시즌 개막 후 세 경기를 걸렀던 센터 재키 존스(34.2m1㎝)가 복귀한 지 이틀 만에 부상, 전열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LG 세이커스와의 창원 경기에서 7득점.14리바운드로 골밑을 잘 지키던 존스는 3쿼터 중반 세이커스의 에릭 이버츠와 리바운드 볼을 다투다 넘어졌다. 큰 부상이 아닌 것 같았지만 이튿날 정밀검사 결과는 연골 파열이었다. 수술이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회복할 때까지 무려 6주가 필요하다는 '선고'가 내려졌다. 신감독 귀에는 팀이 덜컥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신감독이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존스 없이 치른 세 경기에서 모두 패한 이지스는 존스 복귀 이후 2연승하며 신바람을 냈다. 리바운드에 이은 속공으로 결판을 내려는 신감독의 구상대로 경기가 풀려 자신감도 생겼다. 존스도 이때만큼은 신이 났다. 복귀 후 첫 경기였던 삼보 엑써스 전에서는 KBL 최초로 블록슛 4백개(4백1개)를 돌파하며 자신은 물론 팀의 화려한 비상을 알리는 듯했다.

세이커스전에서 트리플 더블에 가까운 활약(29득점·11리바운드·9어시스트)을 한 이상민이 "존스의 골밑 플레이가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말했을 만큼 존스가 팀에 주는 안정감은 컸다.

존스가 다치자 신감독은 퇴출 여부를 놓고 고민하다 일시 교체로 마음을 굳히고 크리스 화이트(2m3.6㎝)를 대체선수로 영입했다. 신감독은 플레이오프에만 진출하면 존스를 믿고 큰 승부를 벌여볼 만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일로 자신을 퇴출했던 신감독에 대한 믿음까지 깊어졌다. 존스는 "(신감독이) 승리만 좇지 않고 선수들을 감싼다"며 조용한 미소를 지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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