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보이는 재개발 지구, 여윳돈 몰려드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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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서울 강남 재건축대상아파트 투자가 주춤해진 가운데 서울지역 일부 재개발구역에 대한 투자가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형 평형 의무건립.용적률 강화 등으로 재건축 투자 수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자 한동안 뜸했던 재개발지구로 여윳돈이 몰려들고 있다.

(http://www.joinsland.com) 참조

이 때문에 한강을 볼 수 있는 재개발 지구 아파트의 조합원 분양권 호가가 한달 새 최고 5천여만원이나 뛰는가 하면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비싼데도 매물이 거의 동났다.

이런 현상은 한강조망권 등 재료가 있거나 강남권과 가까운 곳, 일반 분양이 임박한 곳 등에서 두드러진다.

◇ 매물은 없고 호가만 뛴다=현대건설이 서울 9차 동시분양에서 선보인 마포 현석지구의 경우 일반분양 성공에 힘 입어 조합원 분양권 값이 급등했다.

43평형 조합원 분양권 가운데 한강을 볼 수 있는 매물은 호가가 한달 전의 3억4천만~3억5천만원에서 요즘 4억원 선까지 치솟았다.

인근 H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로열층 조합원들이 물건을 회수하고 있는 반면, 시세차익을 노린 수요자는 늘어 호가만 오르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달 말 관리처분 총회를 끝낸 서울 동작구 상도4구역의 경우 32평형 조합원 분양가가 1억8천7백만원인 데 반해 시세는 2억5천5백만~2억6천5백만원이다. 두 달 전과 비교해 2천만~3천만원 정도 뛰었다.

인근 S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구역에서 내년 2월 일반분양할 32평형 분양가가 2억3천5백만원으로 예상돼 조합원 분양권이 3천만원이나 비싸지만 매물이 없을 정도"라며 "투자자들이 몰리자 오히려 웃돈을 높이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강변 아파트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금호11구역에서 31평형에 입주할 수 있는 조합원 지분(10~11평,1억3천만~1억4천만원)을 사려는 사람은 많지만 매물이 거의 없다.

이 지역 J중개사무소 관계자는 "31평형에 입주하려면 지분가격과 추가 부담금을 합해 총 2억6천만원이 들 것으로 보이는 반면 인근 금호 대우아파트 32평형 시세는 한강조망권의 경우 3억6천만원, 비조망권은 2억5천만~3억원이어서 투자가치가 있다"며 "이 때문에 사려는 대기자가 많다"고 말했다.

◇ 묻지마 투자 조심해야=과열 분위기에 편승하다 보면 시세가 오르지 않아 낭패를 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로 5월 입주한 서울 관악구 D아파트의 경우 지난 1997년 32평형 조합원 분양권은 2억5천만~3억원에 거래됐으나 요즘 2억1천만~2억6천만원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금호11구역도 중개업소 등의 예상과 달리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총 투자금액을 3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이 경우 한강조망권이 아니면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면 차익이 별로 없다는 것.

하나컨설팅 백준 대표는 "좋은 단지라 해도 주변 시세(새 아파트 기준)를 무시할 수 없다"며 "한강이 보이는 곳 등 특별한 몇 가구만 제외하고는 손해 볼 가능성이 크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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