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Start in Art] "처음 본 난타 … 신나고 신기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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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청각 공연장에서 국악 뮤지컬 ‘솟아라 도깨비’를 관람한 아이들이 배우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다. 변선구 기자

"나와라, 도깨비야~." 아이들이 함성을 지르자 화려한 조명이 켜지면서 도깨비 네명이 무대 위에 나타났다. 울긋불긋한 옷을 입은 도깨비 친구들이 판소리 장단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자 수연이(가명.9.여)도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아빠와 단둘이 사는 수연이는 "꼭 보고 싶었던 뮤지컬을 보니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23일 서울 성북구 삼청각에서 펼쳐진 국악 뮤지컬 '솟아라 도깨비'를 관람한 200명의 저소득층 아이들은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뮤지컬에 흠뻑 빠져 함께 노래를 부르며 해맑은 동심을 되찾았다.

'We Start 운동본부'가 한국메세나협의회(회장 박성용)와 함께 전국 공부방 소속 어린이들에게 문화.예술 공연 관람과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We Start in Art' 프로그램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지난 22일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연말까지 소외계층 어린이 1만1000여명에게 ▶미술▶연극▶음악▶국악▶무용 등 다섯가지 분야의 관람 기회와 교육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24일까지 1차로 전국에서 2000여명의 아이가 문화.예술의 세계에서 상상의 날개를 활짝 폈다.

아이들은 관람만 하는 게 아니라 작품 감상법을 지도받고 배우.작가와 대화를 나누며 살아있는 현장교육을 받는다.

23일과 24일 강남구 역삼동 동영아트홀에서 열린 '난타' 공연에서는 전국 19개 공부방 어린이 600여명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민철이(가명.10.전북 김제시)는 "서울로 수학여행을 온 기분이 드는 데다 공연도 재미있어 친구에게 자랑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아이들은 공연에 사용한 북.드럼.플라스틱 물통 등 악기 다루는 법에 대한 출연진의 설명을 듣고 직접 악기를 두드려보기도 했다. 이어 출연진과 어울려 '마음을 활짝 열어요''엉덩이를 신나게 흔들어요' 등의 노래와 춤을 즐기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경기도 광주시 소망공부방의 김정주(43)교사는 "자녀를 공연장에 한번도 데려가지 못해 마음 아파하던 부모들이 더 좋아한다"며 "다음에는 미술 전시회인 '에르메스 코리아전'을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미술관.아트선재센터.코엑스 등 서울.경기 지역 10여곳에서 진행되는'We Start in Art' 프로그램은 다음달 23일까지 4차로 나눠 진행한다. 참가를 희망하는 아동보호 시설은 메세나협의회 문화나눔 홈페이지(www.happyart.or.kr)에 접속해 신청하면 된다.

공연별로 40명에서 400명씩 선착순 배정하며 아이들에게는 간식을 제공한다. 지방의 공부방에는 버스 등 교통편을 무료 지원한다. 02-786-9656~9, 784-2562~3.

특별취재팀=양영유.최상연 기자 <yangyy@joongang.co.kr>
사진=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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