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국산 원자현미경, NASA도 사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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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중국 칭화대 등 세계 유수의 대학과 연구소에 국산 원자 현미경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술력이 있으면 세계 어느 곳이라도 더 이상 국경은 없습니다."

원자현미경 전문 업체인 PSIA㈜ 박상일 박사(연구소장 겸 대표이사.사진)는 순 국산 원자현미경으로 세계를 누비고 있다. 2년 전 정부의 연구 개발비를 받아 핵심 기술까지 완전히 국산화한 원자현미경을 개발, 올들어서만 270만달러 어치를 수출했다.

각국의 주요 연구소 70여 곳이 나노기술 연구에 국산 원자현미경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과기부와 산자부 등 정부가 연구개발비를 댄 계측기기가 개발 완료된 뒤 세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몇 안 되는 사례로 꼽히고 있다.

박 박사는 원자현미경이 막 태동할 당시인 1988년 이미 1세대 원자현미경을 독자적으로 개발, 미국에서 벤처기업으로 키운 경험이 있기도 하다.

그는 미국 원자현미경 업체를 97년 1700만달러에 판 뒤 귀국, 첨단 원자현미경 개발에 매달렸었다.

"PSIA가 개발한 원자현미경은 세계에서 가장 성능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발상을 전환해 기존의 기술과는 완전히 다른 방법을 사용해 원자 단위로 물체 표면을 관찰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런 기술력 덕분에 국산이 개발되자마자 세계 시장에 손쉽게 진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박 박사는 2010년 세계 원자현미경 시장의 30%를 국산이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벤처기업은 남이 흉내내기 어려운 기술이 있을 때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 기반도 없이 일확천금을 노려 벤처기업을 시작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박 박사는 자신이 미국에서 벤처기업을 일구면서 얻은 교훈이라는 것이다.

그는 미국 스텐퍼드대 박사 과정 때 원자현미경을 개발해본 경험을 살려 벤처기업을 창업한 것이다. 실험실에서 연구용으로 개발한 장비를 벤처기업과 연결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그는 말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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