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시민들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 살리기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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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를 잘 부탁해-.”

인천에서 대부분 촬영돼 ‘인천 영화’란 애칭을 들었던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가 극장가에서 조기 종영되자 인천시민들이 이 영화 살리기에 나서 화제다.

인하대 국문과 최원식 교수와 민예총 인천지회 송정섭 부지회장 등 문화계 인사들이 최근 ‘고양이를 부탁해 살리기 인천시민 모임’을 결성,다각도의 활동에 들어갔다.최기선 인천시장·이수영 상의회장 ·나근형 교육감 ·탤런트 최불암씨 등도 모임에 동참키로 했다.

이 모임은 우선 오는 20일 오후 6시 인천예술회관에 시민 1천5백명을 초청,무료 특별 시사회부터 연다.이어 다음달 1∼22일 시청 앞 복합영화관인 CGV에서 영화 재상영의 기회를 마련한다.

또 주연배우 배두나,감독 정재은,제작사 마술피리 대표 오기민씨 등과 함께 시민을 상대로한 홍보 활동과 서명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 모임의 운영위원장을 맡은 최교수는 9일 “상영관 수를 점차 늘리고 시민 홍보도 강화해 목표 관객 10만명을 꼭 달성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양이를 부탁해’는 인천에서 여상을 졸업한 스무살의 다섯 친구가 교복을 벗고 세상과 처음 마주치면서 느끼게 되는 그들만의 ‘속내’를 섬세하게 그려내 평단의 호평을 받은 수작이었다.그러나 지난달 개봉에서 3만5천여명의 관객밖에 동원하지 못한채 20일도 안돼 종영,흥행에는 실패했다.

영화는 월미도 ·동인천역 ·북성동 차이나타운 ·국제여객터미널 등 인천의 28개 지역에서 전체의 80% 이상이 촬영됐다.

9일 인천시청을 찾은 신예 정감독은 “첫 감독작품이어서 특별히 애착이 컸고 인천이 갖고 있는 가지각색의 이미지가 이 영화의 배경으론 최상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제작사 마술피리 오 대표는 “오락성보다 작품성이 앞선 관계로 비록 당장의 흥행에는 성공 못했지만 인천시민들이 아껴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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