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대입] 어려워진 시험… 입시 판도 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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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어렵게 출제돼 변별력이 커짐에 따라 올해 대입에 상당한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지난해에 비해 점수 하락 폭이 중.하위권 학생에서 더욱 크게 나타나 중.하위권 학생들이 대학과 학과 선택에 더 애를 먹을 전망이다.

또 상위권의 경우 동점자가 크게 몰려 수능 시험이 변별력을 상실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논술.면접 등 다른 전형 요소에 비해 수능이 합격.불합격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지원가능 점수 하락=지난해의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정시모집 지원 가능 수능 점수는 3백85점 이상이었다.하지만 올해 이들 대학에 지원 가능한 점수는 3백60점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사설 입시기관들은 내다봤다.

서울 등 수도권 소재 대학의 경우엔 지난해 3백40~3백50점대에서 3백점대로 떨어지는 등 중위권으로 갈수록 지원 가능 점수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지방국립대 역시 지난해 3백70점대면 지원이 가능했으나 올해는 40점 가량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 수능 영향력 커져=어렵게 출제된 언어.수리영역에 가중치를 두는 대학에서는 수능 점수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가톨릭대 등 22개대는 언어영역에, 고려대 등 35개대는 수리영역에 각각 가중치를 둬 평가한다. 고려대 자연계를 예로 들면 수리영역(만점 80점)에 50%의 가중치를 줘 만점이 1백20점으로 불어나기 때문에 수험생간 수리영역 점수 차가 더욱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전체 수능 영역 성적을 모두 반영하면서도 특정 영역에 가중치를 또 부여하는 연세대 등에서도 수능 변별력이 더욱 커지므로 수험생들은 유의해야 한다.

◇ 재수생 유리할 듯=올해 입시에서는 대학 재학 중 수능을 다시 치는 재수생 수가 7만명 가까이 줄어들어 재수생 약세 현상이 점쳐졌었다. 하지만 고난도 문제가 많이 출제됨에 따라 일찌감치 재수를 결정하고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접한 수험생 집단이 다소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가천의대 등 38개대에선 올해 수시모집에서 수능 등급제를 적용하는데 수능이 크게 어려워짐에 따라 등급 제한에 걸려 탈락하는 수시 합격자도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강홍준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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