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쟁비용] 하루 200억씩 뿌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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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의 전쟁에 쏟아붓는 돈은 과연 얼마나 될까□ 아무리 적게 잡아도 하루에 2백억원이 넘는 전비가 지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의 민간 비영리기관인 전략예산분석센터(CSBA)는 지난 2일 미국이 지난달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쓴 비용이 최소 4억달러(약 5천2백억원),최대 8억달러로 추산된다고 밝혔다.미 국방부는 지금까지 공습에 들어간 비용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걸프전 등 과거의 미국 군사작전 비용을 정확히 산출해 유명해진 이 기관은 미군이 공습을 시작한 지난달 7일부터 31일까지 25일 동안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관련된 항공모함.전폭기 운영비와 미사일.폭탄 값,지상군 유지비 등을 감안해 비용을 산출했다.

여기에는 본토 방어를 위한 순찰비행,주요 시설물의 보안 강화,주방위군과 예비군 동원에 든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이 비용은 최소한 한달에 1억달러가 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CSBA의 분석에 따르면 전비의 대부분은 미사일과 폭탄 등의 무기에 투입되고 있다. 미군은 지난달에 전폭기를 1천6백여회 출격시키며 6천발 가량의 폭탄과 미사일을 투하했다. 미군이 사용한 크루즈 미사일은 개당 1백만~2백만달러를 호가하고 있으며, 지난달까지 90개가 발사된 토마호크 미사일 값도 약 1백만달러다. 또 레이저로 유도되는 GBU-28 참호 파괴탄은 개당 12만5천달러, CBU-72 집속탄은 한발에 5천달러 가량이다.

CSBA는 특히 미군 전폭기들이 아라비아해 등 아프가니스탄에서 수천㎞ 이상 떨어진 곳에서 출격하는 바람에 부대비용이 많이 들어간 것으로 분석했다. 전폭기가 한 시간 동안 쓰는 연료비는 약 5천달러로 25일 동안 대략 1억5천만달러가 연기로 사라졌다.

한편 이 기관은 미국이 걸프전에서는 한달 평균 약 50억달러, 78일간의 코소보 공습에서는 모두 30억달러를 썼던 것으로 추산하며 이번 전쟁은 상대적으로 공습 규모가 작아 비용이 덜 들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내년도 국방예산은 약 3천2백억달러며, 미 상원은 지난 9월 대테러 전쟁 및 복구 비용으로 4백억달러의 긴급 예산을 승인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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