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선수들 행복한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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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지난 28일 21세기 첫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프로야구 두산 선수들은 두둑한 보너스에 신이 났다. A급 주전선수의 경우 최고 5천만원까지 목돈을 쥘 것으로 보인다. 지난 7개월간 격전에서 최종 승리한 선수들은 돈 굴리는 방법에도 저마다 개성이 드러난다.

◇ 유부남 유감

대역전극을 일궈낸 두산의 뚝심도 역시 아내의 내조 앞에는 꼼짝 못한다.

주장 안경현은 "고스란히 와이프에게 바쳐 잘 보여야지"라며 벌써 백기를 들었다. 안선수는 이미 포스트시즌 들어가면서 보너스 금액의 십만단위만 용돈으로 쓰기로 아내와 약속했다.

톱타자 정수근도 사정은 비슷하다. 정선수는 "신문에 얼마 받는다는 게 죄다 났는데 따로 챙길 수 있나요. 전 10% 받기로 했어요"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 가화만사성

가정의 평화를 아는 착한 남자들이다.

전상렬은 '내집 마련'에 나섰다. 전선수는 결혼 후 잠실에서 4천6백만원짜리 전세 원룸에서 살다 지난 7월 돌 지난 아들 때문에 경기도 구리시의 28평짜리 전셋집으로 옮겼다. 보너스 액수에 따라 서울 재진입을 고민 중이나 포근한 보금자리를 장만하기로 한 아내와의 약속은 변함없다.

총각들은 결혼자금으로 쓰거나 부모에게 용돈으로 드릴 예정이다. 차명주는 내년께 결혼을 위해 한푼 축내지 않고 저금하기로 했다. 송원국은 그동안 뒷바라지에 고생도 마다않은 어머니와 할머니께 드리기로 했다.

◇ 내가 쓴다

인천에서 출퇴근하는 장원진은 5년 넘은 쏘나타를 처분하고 새 차를 구입할 계획이다. 또 김호는 그동안 마음고생을 시켰던 아내와 함께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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