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생산 생명환경농법으로 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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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올해 경남 창녕군 유어면 삼박포리 10㏊와 성산면 성곡리 40㏊에 생명환경 농업단지가 조성된다. 삼박포와 성곡은 따오기 복원 현장이자 1억4000만 년 전 형성돼 생태계의 보고인 우포늪과 붙어있다.

경남도는 2014년까지 우포늪 일대 7개 읍·면(대합·이방·유어·대지·고암·성산면, 창녕읍) 2800㏊에 생명환경농업단지를 조성한다. 우포늪 보호와 친환경 쌀 생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경남도 정효균 농업지원과장은 “우포늪 주변 반경 10㎞ 이내에 농약과 화학비료가 완전히 사라지고 다양한 동식물 생태계가 복원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남의 쌀 생산 정책이 변하고 있다. 생명환경농업이 확대되고 쌀 수급 안정을 위해 논에 벼 대신 다른 작물재배를 확대한다. 생산성 위주의 과거 정책과는 확 달라졌다.

경남도는 창녕 50㏊를 포함, 고성 607㏊, 김해 100㏊ 등 3개 시·군에 757㏊의 생명환경농업단지를 조성한다. 지난해 467㏊(고성·김해)보다 크게 늘렸다. 생명환경농업단지는 2011년 2940㏊, 2012년 5292㏊, 2013년 1만290㏊, 2014년 1만6400㏊(논의 18%)까지 늘릴 계획이다.

생명환경농법은 화학비료·농약을 사용하는 관행농법 대신 퇴비 등 자연에서 만든 천연자재와 토착 미생물을 활용해 작물을 재배한다. 토양의 지력을 회복하고 환경을 보전하는 자연순환형 유기농업이다.

2008년 고성군이 도입한 생명환경농업이 생태계 복원, 농가소득 향상 등 1석2조의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 올해부터 본격 단지 조성에 나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앙기, 미생물 배양시설, 가공유통시설에 올해 22억원을 지원한다. 단지별로 생명환경농업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생명환경농업 표준 매뉴얼도 만들기로 했다.

올해부터 논에는 다른 작물 재배가 확대된다. 경남도는 도내 7만3592㏊(농업진흥지역)의 논 가운데 4.2%인 3081㏊에 특·약용작물, 콩, 고구마, 감자, 옥수수 등을 재배토록 ㏊당 300만원을 농가에 지원하기로 했다.

지역별로는 밀양 363㏊, 창녕 272㏊, 합천 247㏊, 고성 230㏊ 순으로 많다. 쌀 과잉문제를 해소하고 다른 작물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이는 2001~2008년 고품질 쌀 생산과 유통, 2009년 쌀 생산 규모화와 경영개선 정책이 벼 적정재배 정책으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전국 쌀 재고량은 지난해 10월 말 현재 128만t으로, 적정수준 72만t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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