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 ‘잃어버린 봄’ 그리스 한파에 동반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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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이날 국내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에 비해 34.04포인트(1.98%) 급락한 1684.71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거셌다. 7415억원을 순매도했다. 올 들어 최대이자 2년 만의 최대 규모다.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18조1240억원이 날아갔다.

중국과 일본시장의 낙폭은 더 컸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각각 4.11%, 3.2% 폭락했다. 이에 앞서 미국 다우존스지수와 영국 FTSE100도 5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이틀 연속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4월 26일의 고점에 비해 3%나 미끄러졌다. 서울 외환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값은 25.80원 내린 1141.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 값이 달러당 1140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25일(1142.50원)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이다. 종전에는 “단기 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대세였다. 하지만 그리스에서 솟아오른 화산재가 남유럽을 뒤덮고 서유럽까지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단 시장에서 주시하는 것은 그리스발 재정 위기의 전염력이다. 전염력이 약해 위기가 그리스에서 봉합되면 시장은 곧 정상을 찾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스페인이나 영국으로까지 병이 퍼지면 위기는 허리케인급으로 격상될 위험이 있다.

국내 증시도 당분간은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렇지만 강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이탈이 보이지만 전면 확대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상황이 나빠지면 투자자들은 오히려 아시아 투자 비중을 높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과 유럽의 대형 금융사가 파생상품 투자로 큰 손실을 보면서 전 세계로 확산했지만 이번 위기는 내부 투자가 70%에 달하는 유럽 안의 문제이기 때문에 미국발 금융위기보다는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윤·하현옥 기자


급락한 주요국 증시(전 거래일 대비, %)   *다우존스와 FTSE는 5일 기준 *자료 : 한국거래소

코스피(한국) -1.98  닛케이평균(일본)  -3.27 상하이종합(중국)  -4.11 다우존스(미국) -0.55 FTSE(영국)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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