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또 무소속 돌풍 조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기초자치단체장들이 3일 광주YMCA 무진관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왼쪽부터 노관규 순천시장, 주향득 나주시장 예비후보, 나간채 지방분권국민운동본부 광주전남본부 고문, 이청 장성군수, 황주홍 강진군수, 황일봉 광주 남구청장, 이성웅 광양시장. [프리랜서 오종찬]

6.2지방선거2006년 민선 4기 지방선거에서 광주 5개 구와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모두 7곳에서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무소속 돌풍’이었다고 사람들은 말했다. 6·2 지방선거에서도 무소속 바람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지방분권국민운동본부 광주전남본부는 3일 오후 광주YMCA 무진관에서 ‘자치, 분권, 정당공천제 폐지를 위한 광주전남 현역 기초단체장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황주홍 강진군수와 노관규 순천시장, 이성웅 광양시장, 이청 장성군수, 황일봉 광주 남구청장이 참석했다. 신정훈 전 나주시장의 부인인 주향득 나주시장 예비후보도 참석했다. 박우량 신안군수의 경우 기자회견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뜻을 함께 한다고 한다.

이들 7명은 연대 선언문을 통해 “정당공천제로부터 부정부패가 나오고, 이 나라 부정부패의 절반은 정당공천제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정당공천을 거부하거나 포기하면서 독자 출마를 결행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이번 선거는 풀뿌리 지방자치를 위한 선거이기 때문에 당을 보고 찍는 선거가 아니라 지역발전 정책과 인물을 보고 찍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주홍 강진군수는 “무소속 연대가 결성됐음을 지역민들에게 알린다”며 “우리 7명은 12쪽의 선거 법정홍보물 중 1쪽은 정당공천제 폐지에 관한 내용으로 공동 제작하기로 했다”며 선거에서 공조할 계획임을 분명히 밝혔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지역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지방의원 후보들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방분권국민운동본부 광주전남본부도 이들 7명을 비롯해 정당공천제를 반대하고 출마하는 기초단체장·지방의원 후보들을 조직 활동과 자원봉사 등을 통해 지원하기로 했다.

광주·전남지역에서는 민주당의 원칙 없는 경선과 리더십 부재 등에 대한 지역민들의 불신과 실망이 매우 큰 실정이다. 27개 시·군·구 중 10곳 이상에서 무소속을 비롯해 반(反) 민주당 인사가 선전하고 있다.

전북에서도 현직 단체장들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거나 유력 후보들의 민주당 탈당이 잇따르며 ‘무소속 돌풍’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김희수 전주시장 예비후보는 3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이 전주시장 후보 경선방식을 일방적으로 뒤집으면서 경선 자체를 파행으로 몰고 갔다”며 “60만 시민과 함께 정세균 대표가 있는 민주당 중앙당을 심판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 측은 중앙당과 갈등을 빚고 있는 정동영·장세환·신건 등 전주지역 국회의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광 정읍시장은 3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경선에 승복할 수 없다”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건식 김제시장 역시 일찌감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뒤 재선을 위해 뛰고 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전북은 ‘열린우리당’ 텃밭이었지만, 김제·정읍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남원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열린우리당 후보를 누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글=이해석·장대석 기자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