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담배값 인상반대' 금연단체 '금연권고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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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들이 담배값 인상 철회를 요청하는 청원안을 국회에 제출한데 대해 금연운동 단체가 '소설가에게 담배가 좋지 않은 이유'를 공개, 엉뚱한 신경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한국문인협회 소설분과 소속 회원 30여명은 19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집회를 갖고 담뱃값 인상철회를 촉구한 뒤 국회에 청원안을 제출했다.

이들은 "한국의 담뱃값 수준은 미.일 등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면서 "정부는 담뱃값 인상을 통해 흡연자들에게 건강보험 부족금을 떠넘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국금연운동협의회가 19일 소설가들을 위한 권고문을 냈다. 6개항의 권고문은 ▲글을 쓰는 사람은 눈을 많이 쓰는데 담배는 녹내장이나 노인성황반변성을 일으켜 시력을 현저하게 저하시킨다 ▲글쓰는 사람은 장시간 앉아 있어 운동량이 적기 때문에 혈액순환이 원활치 못한데 담배까지 피운다면 동맥경화증을 악화시키고 순환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매우 높다는 내용이다.

또 ▲글쓰는 사람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담배는 스트레스를 더욱 심하게 해 건강 피해가 더욱 심각해진다 ▲글쓰는 사람은 기억력이 좋아야 하는데 흡연자는 40대 이후부터 기억력 소실 속도가 현저히 빨리 진행된다 ▲글쓰는 사람은 집중력이 있어야 하는데 담배 속에 들어 있는 일산화탄소 때문에 정신집중이 잘 안된다 ▲담배를 피우는 작가가 쓴 글은 담배를 미화하거나 흡연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고 권고문은 주장했다.

협의회는 "영화 '원초적 본능'의 시나리오 작가인 조 에스터하스(59)는 (담배로 인해) 후두암에 걸린 뒤 흡연이 영화에서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많은 배우들이 담배를 피웠고 흡연을 멋있고 매력적인 것으로 비치게 했다고 했다"는 예를 들기도 했다.

협의회는 "담뱃값 인상에 반대하기보다 본인과 가족 건강을 위해 금연운동에 동참하길 권고한다"고 촉구했다.

디지털뉴스센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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