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연대설' 나돌던 민주당 고문들 서먹한 기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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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때 '3자 연대설' 이 나돌던 민주당 한화갑(韓和甲).김근태 최고위원과 노무현(盧武鉉)상임고문간에 서먹서먹한 기류가 감돌고 있다.

대선후보 경선국면도 각개약진으로 돌파하겠다는 분위기가 짙어졌다.

특히 '자신은 잘 하는데 당만 못 한다고 대외적으로 얘기하는' 모습을 지적한 김대중 대통령의 6일 발언이 세 사람의 입장 차이를 더욱 벌려놓은 양상이다.

동교동계 해체론을 정면으로 제기해온 金위원은 金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원론적으로 맞는 말씀" 이라면서도 "집권여당이 민심을 얻는 데 장애가 되는 사람은 누구도 비판에서 제외될 수 없다" 고 강조했다.

"책임있는 사람들이 자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고도 했다.

당 관계자들은 행보를 바꿀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대한 韓위원.盧고문측의 반응은 싸늘하다.

韓위원의 핵심측근은 "동교동계의 임무는 이미 끝났고 실체도 없다. 오히려 金위원이 주도하는 한반도포럼 같은 단체가 해체돼야 하는 것 아니냐" 고 말했다.

盧고문 측근들은 "배에 화재가 나면 뛰어내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면 다 죽는다" 고 꼬집었다.

그렇다고 韓위원-盧고문간 거리가 좁혀진 것은 아니다. 盧고문은 韓위원측과의 '협력적 경쟁관계' 를 희망해 왔으나, 韓위원은 盧고문의 부산후원회(지난달 6일)에 불참할 정도로 거리를 유지했다.

盧고문 역시 지난달 26일 권노갑(權魯甲)전 최고위원과 서울 신라호텔에서 단둘이 만나는 등 최근 들어 동교동 구파 쪽에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 와중에 세 사람은 대대적인 세(勢)몰이를 준비 중이다. 盧고문은 광주(11월 2일)와 대구(11월 14일)에서, 金위원은 서울(10월 17일)에서 후원회를 연다.

韓위원은 이달 말 대선캠프격인 한미정책포럼을 출범시킨 뒤 다음달 대선 출정식을 겸한 후원회를 치를 예정이다.

당 관계자는 "단순한 엇박자가 아니다. 정치적 연결고리가 풀리고 있는 듯하다" 고 세 사람을 평가했다.

그러나 " '개혁' 이라는 지향점이 같고 지역적으로 보완할 여지가 있는 만큼 향후 지지도 등에서 우열이 드러나면 연대론이 다시 대두될 수 있다" 는 견해도 나왔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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