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씨 "민주 박병윤의원에 돈 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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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용호(李容湖) G&G그룹 회장이 28일 금감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 "민주당 박병윤(朴炳潤)의원에게 1천만원을 줬다" 며 정치인에 대한 금품제공을 시인했으나 朴의원은 "2천만원을 받았다" 고 밝혀 의혹이 커지고 있다.

李씨는 이날 "사무실이 있는 대연각 빌딩으로 찾아온 朴의원 보좌관에게 G&G그룹 김신의 부장을 통해 돈을 전달한 사실이 있느냐" 는 추궁에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朴의원은 "영수증을 발부한 정당한 후원금이었으며 액수는 李씨가 혼동하고 있는 것 같다" 고 해명했다.

李씨는 또 "조홍규(趙洪奎)전의원에게도 돈을 주었으며, 금감원의 압력을 해결하기 위해 민주당 강운태(姜雲太) 제2정조위원장을 찾아간 일이 있다" 고 말했다.

李씨는 "姜위원장을 찾아가 금감원의 부당한 주가조작 행위 조사에 대해 항의했다" 고 말했다. 李씨는 姜위원장을 찾아간 경위에 대해 "광주에서 사업할 때 (姜위원장이)시장으로 재직해 알고 지냈으며, 경제문제를 담당하는 민주당 제2정조위원장이라서 만난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姜위원장은 "두달 전쯤 李씨가 광주 후배들과 함께 의원회관으로 찾아온 적은 있으나 금감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얘기만 꺼냈을 뿐 도움을 요청하진 않았다" 고 상반된 주장을 했다.

李씨는 동방금고측으로부터 금감원 로비명목으로 5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김형윤 전 국정원 경제단장과도 "잘 아는 사이였다" 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성헌(李性憲)의원은 "금감원에 제출한 삼애인더스 임원현황에 따르면 이 회사의 비상근 사외이사인 P씨 또한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 출신으로 밝혀졌다" 며 "이는 국정원에 李씨의 인맥이 광범위했다는 증거" 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임진출(林鎭出)의원은 "지난 3월 李씨가 재경 광주상고 동문회 동기회를 소집하면서 허옥석에게 청와대.금융계 사람 위주로 모으라고 지시한 일이 있다" 며 "이는 李씨의 방대한 로비인맥을 드러낸 것" 이라고 주장했다.

李씨는 이와 관련, "청와대 행정관 등 각계 동문 24명이 모인 적은 있지만 허옥석씨가 모은 것이며, 나는 스폰서만 했다" 고 답변했다.

강민석.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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