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 충암고 최현진 완봉 역투, 서울고 울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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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1회전 최고 빅카드다운 명승부였다.

충암고가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4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협회 주최, 스포츠토토 협찬) 1회전에서 에이스 최현진(18·3년)의 완봉 역투에 힘입어 서울고를 2-0으로 누르고 2회전에 진출했다.

충암고 오른손 투수 최현진의 독무대였다. 1회 1사 2루, 2회 2사 2루, 3회 1사 2루 등 세 차례 위기를 넘긴 최현진은 4회 이후 거칠 것 없는 투구로 서울고 타선을 봉쇄했다. 조금은 과격한 폼에서 뿌려대는 시속 140㎞대의 강속구와 낙차 큰 슬라이더에 서울고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방 허공을 갈랐다.

승부처는 8회였다. 충암고는 0-0이던 8회 초 선두타자 김경호의 3루타와 조성진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강병의가 스퀴즈 번트를 대 결승점을 뽑았다. 서울고 투수 임정우가 타구를 잡아 홈에 뿌렸지만 이미 김경호가 홈을 밟은 뒤였다. 충암고는 조영재가 1루수 앞 번트로 내야안타를 만든 뒤 김동환이 다시 스퀴즈 번트를 성공시켜 추가점을 뽑았다. 충암고는 최현진을 끝까지 마운드에 올려 승리를 지켰다. 최현진은 9이닝 동안 2피안타·9탈삼진·무실점 호투로 이번 대회 2호 완봉승을 기록했다. 이영복 충암고 감독은 “초반 기회를 놓쳐서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투수 최현진이 아주 잘 던졌다”고 평했다.

최현진은 올해 황금사자기 대회 1회전에서 용마고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달성해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최현진은 경기 뒤 “비로 경기가 이틀 연기되면서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단 좋았다”며 “덕수고 김진영(시카고 컵스 입단 확정)과 친한 사이지만 덕수고에만은 지고 싶지 않다. (준결승에서) 맞붙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주 좋은 조건이라면 해외 진출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일단은 국내에서 뛰겠다는 생각이 크다. 충암고 1년 선배인 문성현(넥센)과 프로 무대에서 대결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조규철 롯데 스카우트는 최현진에 대해 “최고 시속 146㎞의 강속구를 뿌린다. 공을 때리는 능력이 좋다. 제구력이 약간 불안하고 스윙이 좀 작아 투구폼 교정을 통해 가다듬을 필요가 있지만 마무리가 필요한 팀이라면 탐낼 만한 선수다. 1라운드 내에서 지명이 가능한 재목”이라고 평가했다.

임정우도 패전투수가 됐지만 호투를 했다. 임정우는 3회 1사 1·2루서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강병의의 번트 안타로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더블플레이로 위기를 벗어났다. 4·5회에도 각각 1사 1·3루와 1사 2루 위기에 몰렸지만 실점 없이 고비를 넘겼다. 임정우는 6과3분의2이닝 동안 5피안타·2실점했다.

충암고는 다음달 2일 원주고와 8강 진출을 놓고 대결한다. 북일고는 접전 끝에 경동고를 10-7로 꺾고 2회전에 진출했다. 대구고는 장충고를 2-0으로 이겼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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