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부천 상승세 "우리가 이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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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전반이 끝날 무렵이면 프로축구 부천 SK의 벤치 주위는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교체선수 명단에 오른 선수들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워밍업을 하기 때문이다. 가끔 고함소리도 들린다. '후반에는 꼭 나를 써달라' 는 무언의 시위다.

이들은 전.후반 90분을 뛰기에는 체력이나 기량면에서 다소 무리가 있지만 나름대로 '한 방' 이 있는 선수들이다. 이들이 바로 부천의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는 '조커 군단' 이다.

부천 최윤겸 감독은 "대타 요원들 모두가 컨디션이 좋고 의욕이 넘쳐 누구를 써야 할지 고민이 된다" 고 말할 정도다.

부천이 올 시즌 중반까지 부진했던 이유 중 하나는 스트라이커인 곽경근이 제 몫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곽경근은 정규시즌에서 현재까지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곽선수의 부진을 조커 공격수들이 훌륭하게 메우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부천의 조커들은 나름대로 특징이 있다. 성남 일화에서 이적해온 이상윤은 백전노장답게 게임을 풀어나가는 능력과 위치 선정이 탁월하고, 이원식은 개인기와 센스가 돋보인다.

또 빠른 발로 상대 수비를 교란시키는 데 능한 전경준과 힘과 투지가 뛰어난 윤원철 등도 팀에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

최감독은 다양한 조커들을 전.후반으로 나눠 기용하며 특성에 따라 전술의 변화를 시도한다.

지난 23일 수원 삼성전에서도 후반 샤리 대신 이원식을 기용, 철옹성같던 수원 수비를 뚫었다. 골로 연결은 되지 않았지만 이원식은 페널티 지역까지 개인 돌파한 뒤 위협적인 슛을 날리는 등 여러 차례 매서운 공격을 폈고, 경기 주도권은 수원에서 부천 쪽으로 넘어갔다.

최감독은 "다른 팀에 비해 스타급 공격수가 없기 때문에 여러 선수들을 두루 기용하며 다양한 전술의 변화를 노릴 수밖에 없다. 조커로 출전하는 선수들이 모두 제 몫을 하고 있어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고 말했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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