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세계로 나가다/보령제약] ‘피마살탄’은 고혈압 국민신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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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제약 연구원이 신약 후보 물질을 탐색하고 있다.

고혈압 치료제 중 가장 많이 처방되는 것은 안지오텐신 Ⅱ 수용체 차단제(ARB) 계열 약물이다. ARB 계열 고혈압 치료제는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상승시키는 효소인 ‘안지오텐신’을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차단함으로써 혈압을 효과적으로 떨어뜨린다. 하지만 현재 국산 치료제가 없어 100% 수입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보령제약(대표 김광호)이 세계 ARB 계열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 ‘태극기’를 꽂았다. 순수 국내 기술로 13년간 500억 원을 들여 ARB 계열 고혈압 신약 ‘피마살탄’을 개발한 것. 지난 3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에 피마살탄의 제품 허가를 신청했다.

피마살탄이 식약청의 허가를 받고 내년 초 본격적으로 발매되면 우리나라 최초, 세계에서 여덟 번째 ARB 계열 고혈압 신약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또 우리나라는 보령제약의 제품 개발로 ARB 계열 고혈압 치료제를 개발한 세계 여섯 번째 나라가 된다. 피마살탄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국산 신약 15호’라는 타이틀을 거머쥔다.

그동안 연구력이 있는 제약사들이 ARB 계열 고혈압 치료제의 개발을 진행했었다. 하지만 대부분 시장성과 임상적 유용성을 확보하지 못해 모두 포기했다.

보령제약도 개발 초기 연구 중단 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연구개발에 매진해 결국 제품 개발에 성공했고 피마살탄을 ‘국민 고혈압 신약’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ARB 계열 치료제는 7개로, 모두 다국적 제약사들의 수입품이다. 보령 제약이 토종 제약사로는 가장 먼저 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것. 때문에 보령제약의 피마살탄은 현재까지 수입에 의존했던 ARB계열 고혈압 치료제의 수입대체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청사진은 치료제의 우수성에서 찾을 수 있다. 보령제약 김광호 대표는 "피마살탄의 치료효과는 기존 수입 치료제들과 비교해 전혀 밀리지 않는다”며 "지난해 말 전국 24개 병원에서 진행한 피마살탄 임상 3상 시험 결과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ARB 계열 치료제보다 30% 이상 우수한 혈압강하 효과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고혈압 복합 치료제와도 차이가 없었으며 부작용도 적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 한국 사람에게 효과와 안정성이 확립된 ARB 계열 고혈압 신약이다.

피마살탄은 기존 수입 치료제들과 비교해 저렴한 약값으로 국민 의료비 절감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령제약은 내년 초 피마살탄이 발매되면 5년간 약 3000억 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피마살탄에 다른 성분을 합친 복합 고혈압 치료제도 출시한다는 계획이어서 향후 점진적으로 수입대체 효과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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