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남아도는 쌀' 의 딜레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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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한가위를 앞두고 풍년이 들었는데도 농민들이 울상이다. 쌀이 남아돌아 가격 폭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농가의 쌀농사 수입은 전체 농업소득의 52%를 넘어 쌀값이 내리면 타격이 크다. 그렇다고 정부가 무한정 수매할 수도 없다.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자유경쟁을 해치는 보조금에 해당한다고 막아서 그렇다. 게다가 국내 쌀값은 국제시세보다 비싸 수출할 수도 없다. 현재 쌀농사는 풍년이 들어도 걱정이고 흉년이 들어도 걱정이다. 쌀 문제 어떻게 풀까.

◇ 쌀 생산.소비 실태

우리나라 농업인구는 지난해말 현재 전체의 9%며, 벼 재배 면적은 국토의 13%에 해당한다.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1990년에 1백19.6㎏이었지만 지난해에는 93.6㎏으로 10년새 22%(26㎏) 줄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에선 일반적으로 1년간 소비량을 1인당 쌀 1섬(1백44㎏)으로 본다.

쌀 소비가 주는 이유는 무엇보다 먹는 습관이 바뀌어 빵.라면.햄버거 등을 많이 찾고 밥을 덜 먹기 때문이다.

올 생산량은 3천6백50만섬으로 추정하는데, 정부는 지난해보다 50만섬이 줄어든 5백75만섬을 수매할 예정이다.

나머지 쌀은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으면 재고로 남는다. 지난해까지 수매분에 올가을 수매분까지 포함하면 재고 물량이 1천만섬에 이를 것이라는 게 농림부의 전망이다.

세계식량기구(FAO)는 적정 재고량을 연간 생산량의 17~18%(5백50만~6백만섬)로 본다. 그런데 연간 생산량의 30%가 쌓여 있는 것이다. 남는 쌀을 외국에 수출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국내 쌀값이 국제시세의 4~6배이기 때문이다.

◇ 활동 주제

①농경생활을 배경으로 한 속담이 많다. 벼농사 관련 속담을 찾아 그 뜻을 익히며 조상의 지혜를 되새겨 본다.

②우리 조상들은 볏짚을 소 먹이로 하거나, 짚신을 삼는 데 사용했다. 또 가마니를 짜거나 초가의 지붕을 얹기도 했다. 짚풀생활사박물관 사이트(http://www.zipul.org)를 방문해 볏짚의 용도를 알아보자.

③지게.삽.호미.낫.써레 등은 우리나라 재래 농기구다. 시대별로 사용하던 농기구를 정리하고 그 쓰임과 생김새도 알아본다.

④벼농사 1위 국가는 인도, 다음은 중국이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와 해당 국가의 쌀값도 조사한다.

⑤보릿고개란 무엇인가. 어떤 음식을 먹으며 보릿고개를 넘겼을까?

⑥우리나라의 쌀로 만든 시식(時食)을 알아보고 그 중 세가지만 골라 외국인들에게 음식의 요리법.맛 등을 외국어로 소개한다(☞설날 가래떡, 대보름날 약식, 한식의 쑥떡, 칠석날의 백설기, 추석의 오려송편, 상달의 시루떡 등)

⑦국산 쌀은 가공한다면 수출이 가능하다. 세계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쌀음식을 개발해 보자. 이미 시장에 나온 레토르트 떡볶이류 등 간편하게 먹을 수 있으며 우리 고유의 요소가 가미된 제품이면 좋다.

⑧쌀 재고 급증으로 쌀값 폭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쌀에 매실 진액을 입혀 피를 맑게 하고 체질 개선 효능이 있다는 '초록매실 쌀' , 상황.영지 등 버섯종균을 넣어 배양한 '버섯쌀' 등 기능성 쌀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들 쌀은 보통 쌀보다 값이 비싸며 인기도 좋다. 청소년들이 좋아할 만한 기능성 쌀을 생각해 특허를 내보자(예 : 다이어트 쌀, 피자맛 쌀 등).

⑨우리나라 곡물 전체 자급률은 1970년 80.5%였으나 지난해에는 28.4%로 떨어졌다. 쌀 자급률은 97년 1백5%에서 지난해 1백2. 7%였다. 최근 정부는 2004년 쌀시장 개방 추가 협상에 대비해 내년부터 쌀 증산정책을 포기하고 휴경제를 추진한다고 한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나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적정 수준의 쌀 생산기반을 유지하는 게 좋다. 내가 농림부장관이라면 어떤 정책을 펴고 싶은가□

⑩논은 벼농사 외에 홍수 조절 기능도 있다. 홍수 때 우리나라 전체 논에 가둘 수 있는 물은 36억t이며, 이는 춘천댐 저수량의 24배에 해당한다. 논의 홍수조절량과 맞먹는 다목적댐의 건설비는 15조원에 이른다. 논을 휴경한다면 쌀 재고는 줄지만 홍수로 입는 사회적 손실이 클 것이다. 논이 주는 혜택을 세가지만 더 알아보자.

이태종 기자

※코디네이터역=본지 NIE 연구위원 박미영(전문강사).심옥령(서울 영훈초 교사).이정균(경기 송포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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