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다" 워싱턴 긴박감 휩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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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국 시민들이 추가 테러에 대한 공포에 떨고 있는 가운데 현재 수도 워싱턴은 긴박감에 휩싸여 있다.

◇ 전시체제 돌입=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건을 자행한 테러세력과 이에 은신처를 제공한 나라에 대한 '전쟁' 을 선포했다. 이어 국가 전체는 전시체제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부시 대통령의 개전 선포와 함께 혹시 있을지 모를 백악관에 대한 추가 테러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워싱턴에서는 국회의사당에서 폭발물로 의심될 만한 물체가 발견돼 급히 의원들에게 소개명령을 내리는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전시체제로 돌입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 지휘체계가 이원화됐다.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돌아와 집무를 보고 있으나 딕 체니 부통령은 별도의 장소에서 집무하고 있다. 체니 부통령은 테러 발생 이후 계속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백악관측은 '순수한 예방조치' 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통령 유고시 부통령이 직위를 승계한다' 는 미국 헌법에 준거한 테러대비 경계조치라고 지적했다.

◇ 모든 군사수단 동원할 것=부시 대통령의 개전 선포와 함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국방부 청사에서 회견을 열어 "사전경고 없이 테러집단을 군사적으로 응징할 것" 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모든 군사수단을 동원한 전격적인 파상공격이 있을 것' 임을 시사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국방부가 예비군을 현역 소집토록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뉴스도 보도됐다.

이에 따라 미국 전체가 전쟁준비로 총동원되는 분위기가 전개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90% 이상이 테러국가에 대한 미국의 군사공격을 지지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이번 연쇄 테러사건을 통해 느낀 '실전(實戰)' 에 대한 극도의 공포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 인도양 항모 '다음 단계' 준비 돌입〓국방부 관리들은 인도양과 유럽사령부 등에 배치된 미군이 비상경계령에 이어 곧 '다음 단계' 의 명령을 수행할 태세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리들은 이번 사건이 빈 라덴의 단독범행이 아닐 가능성에 주목, 아프가니스탄 외에 제2, 제3의 보복 목표가 설정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대통령 경호를 맡는 비밀검찰국(SS)도 지휘체제 2원화에 따른 후속 조치로 백악관 주변의 보호.완충지대를 확대하고 초강도의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각 지역 미군사령부에서 열린 잇따른 전략회의에서는 경계 임무를 위한 전투기 편대 긴급 발진과 아울러 인도양 함대의 미사일.함포 공격 등 가능한 전략 시나리오들이 최종 점검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김진 특파원,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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