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부산경기장 16일 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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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16일 국내에서 다섯번째로 개장식을 갖는 부산 월드컵경기장(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은 겉과 속이 다르다. 겉에서 볼 때는 반쯤 파묻혀 위쪽이 잘려나간 골프공처럼 또는 몽골 유목민의 텐트 '파오' 와 비슷하다.

하지만 진입로를 지나 경기장 안에 들어서면, 초록빛 잔디와 자줏빛 육상트랙에 눈이 시리다. 떠오르는 태양과 넘실거리는 물결을 연상시키도록 배열된 관람석 의자의 오색도 현란하다. 주조정실에서는 국내 최대 크기(32.54×9. 8m)라는 경기장 전광판 시운전이 한창이다.

내년 한국 대표팀의 예선 첫 경기가 열리는 6월 4일 오후 8시30분이 되면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집중될 곳이다.

부산 경기장의 첫삽을 뜨던 1996년은 월드컵 유치도시가 결정되기 전이었다. 당연히 축구 전용구장이 아니라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을 위한 종합경기장이다. 그러나 월드컵을 유치한 뒤 국제축구연맹(FIFA)의 좌석간 간격 규정을 따르기 위해 좌석수를 6만2천석에서 5만3천9백여석으로 줄였다.

부산의 상징은 바다다. 파도의 출렁이는 모습이 최고높이 54.9m인 지붕과 기둥에 담겼다. 세계로 통하는 '사(4)통팔(8)달' 의 도시라는 의미에서 48개가 세워진 기둥은 통념을 깨고 53도의 경사각을 이루며 곡선으로 휘어 있다.

마치 밀려드는 파도를 세로로 잘라놓은 단면 같다. 유리 섬유에 테프론 코팅을 한 반투명막의 지붕은 파도를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이다.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통풍 문제로 양잔디가 죽어가는 현상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그라운드 잔디 아래로 공기를 주입하는 '토양 통풍 시스템' 을 도입했다.

부산시 건설본부 임채홍 아시안게임 시설1과장은 "내년 9월말 열리는 아시안게임도 사후 활용의 일환" 이라며 "주진입로 왼쪽에 건설 중인 주차장 지하에 종합상가가 들어설 예정으로, 경기장과 한데 묶여 복합 문화.체육.상업시설로 활용할 계획" 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장혜수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 개요

.위치 부산시 연제구 거제동 1300번지

.규모 지하1층.지상4층 연면적 9만2천6백37㎡

.수용인원 5만3천9백26석(8만명 수용가능)

.사업비 2천2백68억7천2백만원

.공사기간 1996년 3월~2001년 7월 31일

.특징 산지(山地)와 연결된 도심에 위치

국내 최대 크기의 전광판(32.54m×9. 8m)

자연광이 투과되는 반돔형 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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