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발생한 초유의 대폭발 테러사건과 관련, 국내에서도 상당수 국민들이 사태의 파장을 예의 주시하며 불안한 밤을 보냈다.
정부는 미국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동시다발 테러와 관련, 국가 주요 시설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외교통상부는 미국내 테러 공격으로 인해 발생한 우리 교민의 피해는 11일 밤 12시 현재 접수된 바 없으나 교민 안전을 위해 최우선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폭발사고가 난 뉴욕.워싱턴 등지에 친지나 현지 상사를 둔 시민.기업들은 해당 지역의 전화와 팩스 등이 모두 불통되면서 불안과 걱정에 떨었다.
경찰청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오후 11시30분쯤 서울광화문 주한 미국대사관과 서울 용산 미8군기지 주변, 정동 미 대사관저 등 관련 시설물들에 시설경계 강화 지시를 내리고 경찰 병력을 긴급 증강 배치했다.
◇ 미국행 항공기 회항 및 전면 취소〓인천공항측은 미국 내 공항의 항공기 운항 전면 금지조치에 따라 이미 미국을 향해 출발한 비행기들의 상황을 파악하느라 분주했다.
서울지방항공청 관계자는 "이미 밤 11시 이전에 미국행 비행기는 모두 떠난 상태" 라며 "이들 비행기들이 캐나다 등 인근 국가로 회항하고 있다" 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12일 새벽 1시에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던 아시아나항공의 화물기가 취소되는 등 오전 9시 이후부터 출발하는 미국행 여객기도 일단 모두 취소했다" 고 밝혔다.
◇ 빗발친 문의로 전화 마비〓폭발이 일어난 직후인 오후 10시쯤부터 미국 동북부지역으로 통하는 국제전화가 한동안 불통돼 한국통신.데이콤 등에는 문의전화가 폭주해 전 회선이 불통되는 사태를 빚었다. 이날 밤 한.미간 통화 건수는 평소보다 64%가 증가했고 평소 통화가 많는 낮시간대에 비해서도 90% 수준에 이르렀다고 한통은 밝혔다.
미국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에 동생가족이 살고 있다는 김옥경(46.여.서울 강서구 화곡동)씨는 "전화가 안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불안하다" 며 본지에 전화를 걸어왔다.
이정희(37.서울 서초동)씨도 "1999년 미국 맨해튼으로 둘째오빠(42)가 이민을 가 사업을 하고 있는데 연락이 괜찮으냐" 며 "걱정 때문에 TV에서 눈을 못떼고 있다" 고 호소하는 등 언론사에는 현지소식을 묻는 전화가 빗발쳤다.
한국통신 국제전화센터 담당자는 이와 관련, "국내에서 미국으로 나가는 선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며 "아마 미국 내의 문제점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뉴욕 등에 상당수의 현지 주재원을 두고 있는 대기업들도 이날 밤 현지 주재원들의 피해 및 상황을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
LG전자 해외영업팀의 이진모씨는 "현지 뉴저지 등 주재원들을 통해 이 사태가 미칠 영향 등 상황파악을 하고 있다" 고 말했다.
◇ 미국 관련시설 비상경계 돌입〓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미8군 기지와 광화문 미대사관 주변에 배치된 전경 1개 중대를 2개 중대로 늘리고 주변 지역을 통제하고 있다" 고 밝혔다.
강갑생.손민호.정효식.강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