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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 제병영 신부, 캄보디아서 3년째 지원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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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섭씨 40도가 넘는 대낮에 4~5㎞씩 걸어서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자전거를 지원합니다.”

21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의 서강대 교정에서 제병영(52·사진) 신부를 만났다. 잠시 귀국한 그는 캄보디아 예수회 미션 한국관구장 대리다. 캄보디아를 지원하는 예수회 활동의 총책임을 맡고 있다. 예수회는 캄보디아 내전이 한창이던 1990년 난민봉사단(JRS)을 설립, 14만 명을 수용했던 태국 국경의 난민수용소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난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간 94년부터는 캄보디아 예수회 봉사단(JSC)을 세워 농촌 개발사업과 교육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현재 8개국 출신 120여 명의 단원이 활동 중이다.

3년째 캄보디아에 머물고 있는 제 신부는 “주로 장애우 직업훈련학교, 자전거 기증, 학교 짓기, 우물 파기, 도로와 다리 건설 등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캄보디아는 내전 때 묻어둔 지뢰로 인해 전 국토에서 지뢰 피해자가 많았다.

“우기 때 비가 많이 오면 땅에 묻어둔 발목 지뢰가 둥둥 떠다닙니다. 그걸 건드리면 팔·다리를 잃게 되죠. 피해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습니다. 그렇게 장애인이 되면 대부분 집에서 고립된 채 숨어서 지냅니다.”

예수회 봉사단은 그들을 장애우 직업훈련학교로 불러냈다. 그리고 기술을 가르쳤다. 조각과 용접, 오토바이 수리 기술 등을 가르치며 자신의 힘으로 설 수 있게 했다.

제 신부는 “교육을 받고 1년 뒤에는 고향에 돌아가 조그만 가게라도 낼 수 있도록 장비와 기구를 지원한다”며 “집에서 숨어 살던 이들이 학교에서 공동생활을 하고, 기술을 익혀 새롭게 자신을 발견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큰 보람”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껏 1500여 명이 이 학교를 졸업했다. 그렇다고 예수회 봉사단이 선교를 목적으로 하는 건 아니다. 온전히 캄보디아 사람들의 삶을 지원해주기 위한 활동이다.

정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오지에는 학교도 세운다. 지금껏 세운 학교만 43개에 달한다. 최근에는 NGO단체인 재단법인 기쁨나눔을 설립, 캄보디아를 비롯해 베트남·방글라데시·미얀마 등으로 지원 범위를 확대키로 했다. 한국예수회 후원 문의 02-718-3896.

글·사진=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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