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병' 드는 한라산… 만세동산 일부 훼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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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훼손지 복구공사가 진행 중인 한라산이 백록담 정상부에 쓰레기가 유입된 것으로 확인된 데 이어 일부 고지대는 무단훼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경찰청은 3일 국립공원관리사무소가 1998년 한라산국립공원 내 해발 1천6백50m 세칭 ‘만세동산’지역을 무단훼손한 사실을 확인,관계자 전원을 사법처리키로 했다.

경찰은 최근 한라산국립공원내 천연보호구역인 만세동산 일부 지역을 확인한 결과 국립공원관리사무소가 98년 8월부터 11월 사이 이 지역 1백여평의 흙 3백여t을 무단채취한 사실을 확인했다.경찰은 현지측량을 마치고 관계자 진술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허가 없이 이 지역 흙을 파헤친 것은 명백한 문화재관리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경찰은 자체 내사를 통해 한라산 북벽정상 1천5백60평 부지 복구에 사용된 흙마대 4만2천6백개 가운데 2천9백개에서,윗세오름 구간(2백50평)에서는 6천6백개 중 1백10개에서 병조각 등 이물질이 뒤섞인 사실을 확인,시공업자와 관계 공무원의 유착여부를 조사 중이다.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94년부터 80억여원을 들여 등산객 등의 답압(踏壓)으로 유실된 토양복원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제주도에 대한 정기감사를 진행 중인 감사원도 지난 2일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참여환경연대 등 환경단체,산악인 1백여명과 함께 18명의 요원을 투입,한라산 훼손지 복구현장에 대한 현지조사를 벌였다.

제주도 장창도(張昌道)환경건설국장은 “만세동산은 습지정비 공사를 벌여 그곳에서 발생한 흙을 정상복구지에 투입한 것이며,정상부 이물질 유입도 한라산내 야영장이었던 지역에서 파낸 흙을 사용해 생긴 문제로 대다수 복원지역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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