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김춘수 '두개의 꽃잎'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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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세브린느,

오후 두시에서 다섯시 사이

네 살은 열린다.

비가 내리고

비는 꽃잎을 적신다.

꽃잎은 시들지 않고 더욱 꽃 핀다.

- 이건 사랑과는 달라요.

세브린느,

네 추억은 너를 보지 못한다.

세브린느 세브린느,

부르는 소리 등 뒤로 흘리며

오후 다섯시

네 살은 시들고

사랑을 찾아

너는 비 개인 거리에 선다.

- 김춘수(1922~) '두개의 꽃잎' 중

나는 김춘수 선생 사숙생이었다. 사숙 40년, '김영태의 오리' 는 선생이 모자라는 외톨이에게 준 정의 답례였다.

'타령조.4' 에 '파스깔 쁘띠 헤어스타일' 도 나오지만, 카트린 드뇌브가 연기한 영화 '메꽃' 주인공 이름이 세브린느, 상류사회 부인이 남창을 찾는다. 피학대 음란증을 다룬 영화에서 드뇌브의 도발적 각선이….

김영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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