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조한승-추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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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19살 동갑내기 맞대결

제1보 (1~31)=조한승4단은 열두살 때 프로가 된 천재형 기사. 행마가 두텁고 힘이 좋아 일찍부터 대성의 자질을 갖춘 기재(棋才)로 알려져 왔다.

드디어 올해 신인왕전에서 우승해 趙4단은 비로소 먼 항해를 위한 돛을 달았다.

삼성화재배 본선 티켓을 놓고 결승에서 만난 추쥔(邱峻)6단은 이미 2년 전 중국의 신인왕에 오른 강자다. 중국이 자랑하는 '10소호(小虎)' 의 선봉격으로 한.중 신예 대결에선 줄곧 주장으로 나왔다.

하지만 너무나 내성적인 성격이 한가닥 결점이 되어 최근에는 구리(古力)5단과 쿵제(孔杰)5단의 눈부신 활약에 한발 밀리는 듯한 느낌이다.

趙4단과 邱6단은 똑같이 1982년생으로 19살 동갑내기.

초반의 고비는 흑의 邱6단이 17에 다가왔을 때다.

이 경우 이창호9단은 으레 '참고도1' 백1로 받아 둔다. 실리가 좋고 나중에 A나 B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趙4단은 손을 빼고 발빠르게 18로 육박했는데 19를 당하자 30까지 상변 흑진을 두텁게 굳혀주지 않을 수 없었다. 해설자 홍태선8단은 "이 일합의 부딪침에서 포석은 흑 성공으로 낙착이 됐다" 고 말했다.

30은 필연의 응수. 손빼면 '참고도2' 흑1이 무섭다. A로 이으면 B로 끊고 B로 이으면 A로 잡는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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