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보람] 장애인들 헌집 새집으로 '뚝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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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달 29일 저녁 서울 강북구 번2동 주공 영구임대아파트 505호.

뇌성마비 2급 장애인인 정해선(36.여)씨가 목발을 짚고 나타나 환하게 꾸며진 방안에서 기뻐 어쩔줄 몰라 한다. '열린사회 북부시민회' (http://www.openc.or.kr)의 자원봉사자들이 재가장애인을 위해 집을 수리해 준 것. 지난 7월 초에 시작했던 13가구 공사 중 정씨집은 맨 마지막 차례였다.

도배기술자로 자원봉사에 나선 이우대(45.미아3동).최덕순(45.여)씨 부부가 이날 정씨 집의 작은 방 도배를 마침에 따라 모든 공사가 끝난 것이다. 정씨 집 수리에는 그간 이씨 부부 외에도 목수.미장.방수.전기기술자 등 10여명의 봉사자가 참여했다.

모두 2백50여명으로 구성된 북부시민회 회원들은 1999년부터 해마다 무의탁 노인 등 저소득층 30여가구를 방문, 무료로 보수해 주고 있다. 올 여름에도 18명이 시간을 쪼개 봉사에 참여했다. 비용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과 지역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때로는 회원들이 직접 돈을 내 건축자재를 조달하기도 한다.

3년째 봉사 중인 이삼성(37.미아3동.미장기술자)씨는 "우리 주변에는 조금만 도와줘도 고마워하는 장애인들이 많다 "며 활짝 웃었다.

○…회갑을 넘긴 노인들이 시골의 가난한 초.중학생들을 가르치며 봉사로 보람을 찾고 있다. 이들은 중등교사 등 퇴직공무원 6명으로 구성된 충북 영동군 자원봉사센터의 감나무 봉사단. 한사람씩 돌아가며 매일 오후 4시~7시30분에 양강면 괴목리 마을회관에서 초등학생 10명과 중학생 6명에게 생활한자와 예절.교양 교육을 한다.

지난 4월 이곳에서 무료학습지도를 해오던 최인숙(35.여)씨를 도와 매주 수요일 학생들을 가르쳐오다 최근 최씨가 출산 준비에 들어가자 매일 교육을 시키고 있는 것.

지난해 말 봉사단을 만든 이상원(65.영동군 계산리)단장은 "퇴직 후 할 일 없이 소일하다 자원봉사를 하고부터 생활이 활기차고 즐겁다" 고 말했다.

홍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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