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보호재단 첫 기획전 열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우리 전통의 멋이 한 데 모였다. 몸을 치장하는 조선시대의 빼어난 공예품들과 이를 재현한 현대 명장의 작품들이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사장 서정배)의 국내 첫 기획전에 초대받아 일반인들과 만나는 것.

대부분 사대부집 선비와 여자들이 사용하는 물건인 이번 전시품은 크게 두 종류다. 머리를 장식하는 '두식(頭飾)' 과 의복 등에 달고 다니는 '패식(佩飾)' 이다.

두식은 관자.풍잠.동곳(망건장식).갓끈(갓장식).비녀.떨잠.댕기.족두리 등이고 패식으로는 노리개와 장도, 선추.안경집, 담배와 부싯돌 쌈지, 주머니.귀이개.도포끈 등이 있다. 모두 4백여점에 달하는 전시품은 대부분 각 박물관과 개인 소장 유물들이고 일부는 무형문화재 기술 보유자 등이 재현한 물건들이다.

조선시대의 장신구는 화려함보다는 소박함과 품위를 중요시한 게 주류다. 장수와 부귀를 상징하는 문양들을 많이 사용했고 대나무 무늬(竹紋)와 매화무늬(梅花紋)를 즐겨 사용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떨잠. 이는 일명 '떨철반자' 라고도 하며 의식 때 왕비를 비롯한 궁녀들이 머리 중앙과 좌우편에 꽂던 최고의 수식품이다.

기획전의 이름이 '천공(天工:매우 뛰어난 장인)의 솜씨를 찾아서' 인 것처럼 고금(古今)의 뛰어난 장신 공예품들이 망라돼 선을 보인다. 이전까지 고려와 조선 등 시대별 장신구를 기획전시한 예는 있으나 옛것과 이를 전승해 오늘날에 되살린 현대 명장들의 작품이 한데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재보호재단의 전시 관계자는 "잊혀져 가는 우리 전통 장신구 공예품의 맥을 잇기 위해 기획한 전시" 라며 "전국 각 지역 박물관이 소장한 유명 장신구와 현대 감각을 살려 제작한 우수 공예품들이 한 데 모인 자리여서 장신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할 것" 이라고 말했다. 문화재보호재단은 매년 한 차례 전통 공예 기획전을 열어갈 계획이다. 전시는 이달 15일까지며 장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서울중요무형문화재 전수회관' 의 전통공예관이다. 02-566-5951~2.

유광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