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성추문 파문 해결 나서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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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잇따라 불거진 가톨릭 성직자들의 아동 성추행 파문으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사진)가 19일(현지시간) 즉위 5주년을 맞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로마 주재 추기경 46명은 19일 베네딕토 16세와 오찬을 함께 하며 그동안의 업적을 칭송했다. 안젤로 소다노 교황청 추기경은 “현대사회가 부과한 도전에 맞서 교황은 위대한 관용으로 교회를 이끌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교황은 대외적으론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언행으로 이슬람 등 타 종교와 갈등을 빚었다. 최근 드러난 아동 성추행 파문에선 교황 자신이 독일 뮌헨 대주교로 있을 때 일어난 성추행 사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국제사회에서 가톨릭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은 전임 요한 바오로 2세와도 자주 비교된다.

AF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교황이 먼저 아동 성추행 파문으로 무너진 가톨릭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교황은 즉위 5주년 오찬 자리에서 성추행 사건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현재의 가톨릭 교회는 ‘상처 입은 죄인’이며 뉘우침이 필요하다”며 사태 수습의 의지를 다졌다. 교황은 17~18일엔 지중해 가톨릭 국가인 몰타를 방문해 성추행 피해자를 면담한 후 피해자들에게 “부끄러움과 슬픔을 느낀다”고 말하며 사과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한 효과적 조치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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