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팔레스타인 돕기 돈낼땐 '딴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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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스라엘과 분쟁을 겪고 있는 팔레스타인을 돕자는 아랍국가들의 거창한 구호에도 불구하고 실제 지원실적은 매우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국가들은 지난해 10월 개최된 카이로 아랍 정상회담에서 총 10억달러의 팔레스타인 지원기금을 긴급 제공하기로 약속했지만 이제까지의 모금액은 그 절반에도 못미치는 4억4천2백50만달러에 불과하다고 이슬람개발은행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밝혔다.

특히 이 모금액 중 실제 팔레스타인에 지원된 금액은 2억4천만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돼 아랍권의 팔레스타인 지원이 말만 요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억달러의 지원기금 중 2억5천만달러를 내기로 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제까지 2억1천만달러를 냈으며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는 각각 약속한 1억5천만달러 중 5천7백50만달러씩을 내는 데 그쳤다.

특히 아랍권의 맹주를 자처하는 이집트는 총 3천만달러의 지원 약속금액 중 25%에 불과한 7백50만달러만 내 1천만달러의 약속금액 중 8백만달러를 낸 아랍 빈국 예멘보다도 적었다.

이밖에 요르단은 2백만달러의 약속금액 중 75%를 냈으며 수단은 약속한 1백만달러 가운데 50만달러를 제공했다.

카타르.바레인.알제리.오만.시리아 5개국만이 총 1억달러의 지원약속 금액을 모두 냈을 뿐이다.

팔레스타인 지원기금을 운영하는 이슬람개발은행측은 이제까지 팔레스타인측에 제공한 2억4천만달러 이외의 나머지 모금액은 현재 진행 중인 각종 팔레스타인 지원사업들이 완료되면 지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이로=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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